[황덕영 목사의 다함께 선교] 말씀으로부터 시작하십시오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평생 찢긴 인생을 살았습니다. 다섯 번이나 결혼에 실패했고 지금 있는 남자도 남편이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아픈 상처 속에 영적인 갈증을 느꼈습니다. 목을 축이고자 사람들의 눈을 피해 가장 뜨거운 정오에 야곱의 우물을 찾았습니다. 그때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예수님을 만나기까지 그녀는 그리심산에서 예배를 드려왔지만 그 예배는 그녀의 상처받은 삶을 위로하지 못했고 아픔은 치유되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드린 예배는 피상적인 것이었을 뿐 생명과 변화를 주는 예배가 아니었습니다. 요한복음 4장에 나오는 수가성 사마리아 여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예수님과의 만남이 그녀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물동이를 버려두고 자신이 만난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기 위해 동네로 뛰어 들어가 사람들을 예수님께로 인도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능력이자 생명 그 자체였습니다.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영과 진리로 예배할지니라.”(요 4:24) 영과 진리로 예배드린다는 것은 성령과 교통하며 말씀의 능력을 경험하는 예배를 말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예배를 받으십니다. 특별히 진리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예배는 약속의 말씀을 붙잡고 의지하며 드려야 합니다. 성령은 성경의 저자이기에 말씀과 성령의 관계는 매우 긴밀합니다. 성령은 말씀을 통해 활동하시고 조명하시며 그 안에서 역사하십니다. 성령의 역사, 변화의 역사는 말씀 없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1517년 마르틴 루터는 오직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종교개혁을 이뤄냈습니다. 그는 무슨 이벤트나 프로그램이나 교육을 생각한 것이 아닙니다. 죽음의 위협 앞에서도 “내 양심은 하나님의 말씀에 사로잡혀 있다”고 고백한 루터에게는 오직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이어지는 17세기 청교도운동도 말씀으로의 회복운동이었습니다. 18세기에 와서도 나라마다 말씀선포운동이 곳곳에서 일어났고 큰 부흥이 나타났습니다. 1907년 평양 장대현교회에서도 말씀의 선포가 있었습니다. 말씀을 들은 성도들이 회개하기 시작했고 이 회개운동은 전국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시대마다 부흥의 역사에는 말씀에 집중하고 말씀으로 돌아가게 하시려는 성령의 역사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복음의 역사는 특별합니다. 19세기 말에 제물포를 통해 선교사들이 조선 땅을 밟았을 때 이미 이 땅에는 쪽복음 성경이 있었습니다. 이 쪽복음은 만주와 일본 등지로부터 전해졌습니다. 보통 한 민족이 복음화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선교사들이 먼저 들어오고 그들에 의해 복음이 전해집니다. 선교사가 상륙하기 전에 말씀이 전해진 우리나라를 향한 하나님의 축복은 특별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갖춰도 말씀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다른 것들을 잃어버려도 말씀을 잃지 않으면 모두 회복할 수 있습니다.
교회 안에는 저마다 사역이 있고 때로는 잘 짜인 훈련 프로그램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사역과 훈련에는 말씀이 중심돼야 합니다. 말씀을 통해 구원의 축복과 교회가 무엇인지 배우고 영적 성장을 체험하며 구체적으로 예수님의 제자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덧입게 됩니다. 말씀이 살아 있어야 예배가 살고 예배가 살아야 내가 변화되고 예배 없는 곳에 예배를 세울 수 있습니다. 말씀이 있어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선교적 삶이 가능합니다. 말씀의 능력을 경험하기 전까지는 잘 모릅니다. 신앙의 시작이 말씀이었듯 마지막도 말씀으로 가야 합니다. 말씀은 구원에 눈뜨게 하고 성장하며 예수님을 닮아가게 하고 담대하게 전하게 합니다.
다시 말씀으로 돌아갑시다. 무엇이든 한 가지라도 결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성경을 통독해 보십시오. 큐티를 통해 날마다 말씀과 동행해 보십시오. 가정예배를 결단해 보시고 새벽예배를 드리는 것도 다시 시작해 보십시오. 말씀이 우리의 영혼에 들어가면 말씀 자체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에게 하나님의 나라가 임합니다. 말씀이 임한 영혼 속에는 주님의 통치와 다스림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말씀이 없는 주변 영혼을 향해 달려가게 합니다. 주여, 수가성 사마리아 여인과 같이 변화돼 주님을 전하는 말씀의 사람이 되게 하소서. 말씀의 역사로 생명의 축복이 임하는 이 땅 되게 하소서.
황덕영 새중앙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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