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는 전장, 북부는 파티… 레바논의 두 얼굴

신창호 2024. 8. 29.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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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북쪽으로 40여㎞ 떨어진 카프르데비안.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헤즈볼라와 기독교 민병대 간의 내전이 끊이지 않았던 레바논에서는 남부와 북부 주민들의 일상이 천양지차"라며 "남부가 헤즈볼라와 이스라엘군의 충돌로 전시 상황인 반면, 북부는 매일같이 청춘남녀들의 파티가 벌어질 정도로 전쟁과는 거리가 멀다"고 보도했다.

이곳에서 남쪽으로 80여㎞ 떨어진 레바논 남부 국경지대는 딴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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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장악한 헤즈볼라는 전쟁 중
북부는 딴판으로 평화로운 일상
사진=신화연합뉴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북쪽으로 40여㎞ 떨어진 카프르데비안. 이 도시는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나이트클럽들이 성행 중이기 때문이다. 레바논은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한창인 나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헤즈볼라와 기독교 민병대 간의 내전이 끊이지 않았던 레바논에서는 남부와 북부 주민들의 일상이 천양지차”라며 “남부가 헤즈볼라와 이스라엘군의 충돌로 전시 상황인 반면, 북부는 매일같이 청춘남녀들의 파티가 벌어질 정도로 전쟁과는 거리가 멀다”고 보도했다.

카프르데비안은 해발 1200m의 고지대로, 여름이면 고온다습한 다른 지역을 피해 시원한 휴가를 즐기려는 중상류층이 몰리는 곳이다. 불꽃놀이와 수영장 파티가 이어지고, 테이블 예약비용만 100달러를 호가하는 나이트클럽들도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이곳에서 남쪽으로 80여㎞ 떨어진 레바논 남부 국경지대는 딴판이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도시와 마을이 폐허로 변했고, 이곳 주민 10여만명은 피란길에 나서 비교적 안전한 북부로 이동했다.

레바논은 북부와 남부가 완전히 다른 나라인 것처럼 사람들 옷차림부터 길거리 풍경까지 전혀 다르다고 WSJ는 전했다. 헤즈볼라가 장악한 남부에선 차도르를 쓴 여성과 군복을 입고 총을 든 남자들이 다니며 폭격으로 반파된 건물들로 황량한 모습이다. 기독교 민병대의 본거지인 북부는 남녀 모두 자유로운 옷차림에 각종 상점과 카페, 클럽들이 즐비하다.

국경에서 40㎞ 떨어진 베이루트에도 전쟁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 시 외곽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하마스와 헤즈볼라 고위 인사가 사망했다.

수십년간 이어진 종교적 갈등으로 인해 강력한 중앙정부가 부재한 탓에 이처럼 극과 극의 상황으로 갈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레바논은 1975년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장기 내전을 마무리하면서 종파 간 세력 균형 합의에 따라 대통령은 마론파 기독교, 총리는 이슬람 수니파, 국회의장은 이슬람 시아파 출신이 맡는 권력 분점 체제를 도입했다. 이 체제가 정부의 부패와 무능을 낳았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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