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각] 아직도 소아과 없는 곳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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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전남 곡성에서 작지만 뜻 깊은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해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소아청소년과 의원이 아예 없는 지역은 인천 1곳, 경기 2곳, 강원 9곳, 충북 4곳, 충남 3곳, 전북 6곳, 전남 15곳, 경북 11곳, 경남 7곳 등 무려 58곳이나 됐다.
소아청소년과 의원이 1개뿐인 지역도 17곳이나 됐다.
반면 전국 시군구 지역 중 소아청소년과 의원이 가장 많은 곳은 경기 화성시(54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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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전남 곡성에서 작지만 뜻 깊은 소식이 들려왔다. 이 지역에서 소아청소년과 진료가 처음 시작됐다는 것이다.
곡성군은 최근 국내 첫 고향사랑기부제 지정기부 사업인 ‘곡성에 소아과를 선물하세요’를 진행했고, 모금 목표액인 8000만원이 달성되자 이날부터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시행했다. 물론 매일은 아니고 소아과 전문의를 1주일에 두 차례 초빙해 진료를 하는 것이다. 1960년 소아과 전문의 제도가 시행된 이래 곡성에서 첫 소아과 진료가 실시됐다고 한다. 이전까지 곡성에선 아이가 아프면 50㎞ 떨어진 광주 등으로 가서 진료를 받았다. 좋은 아이디어와 고향사랑 덕분에 아이가 있는 곡성지역 부모는 거리와 시간 부담을 크게 덜 수 있게 돼 정말 다행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보험 제도와 초고속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나라에 아직도 지역에 소아청소년과가 없는 곳이 있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그래서 살펴보니 소아청소년과가 없는 지역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지난해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소아청소년과 의원이 아예 없는 지역은 인천 1곳, 경기 2곳, 강원 9곳, 충북 4곳, 충남 3곳, 전북 6곳, 전남 15곳, 경북 11곳, 경남 7곳 등 무려 58곳이나 됐다. 소아청소년과 의원이 1개뿐인 지역도 17곳이나 됐다. 구체적으로 경남·충남 3곳, 부산·강원·충북·경북 2곳, 인천·전북·전남 1곳 등이었다. 즉 우리나라 전체 225개 지자체 중 75개 시군구에 소아청소년과 의원이 전혀 없거나 1곳뿐이라는 것이다.
소아청소년과 의원 분포는 우리나라 저출생·고령화 현상과 정확히 궤가 일치한다. 소아청소년과 의원이 아예 없는 곳은 모두 군 지역이다. 고령화가 심각한 인구소멸지역이다. 소아청소년과 의원이 1개뿐인 지역도 마찬가지다. 대도시인 부산과 인천에서도 각각 2곳이나 됐다. 특히 부산의 경우 옛 도심인 중구와 동구에 소아청소년과 의원이 단 1곳씩 있었다. 이들 지역은 도시 공동화로 아이가 사라지고, 고령 인구가 급격히 늘어난 곳이다.
반면 전국 시군구 지역 중 소아청소년과 의원이 가장 많은 곳은 경기 화성시(54개)였다. 그다음은 서울 송파구(39개), 경기 부천시(36개), 경기 남양주시(36개), 경기 성남시 분당구(33개) 순이었다. 수도권 중에서도 인구가 늘고, 젊은층 인구 유입이 많은 지역들이다.
이런 모습은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개혁과 저출생·지방소멸 문제 해결과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바로 지역 필수의료 붕괴와 소아청소년과 기피 현상이 만연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쳇말로 백날 지방이 살기 좋다고 떠들어봤자 지방 의료 인프라, 특히 소아청소년과 하나 없는 상황에서 누가 지방에 가고, 아이를 낳으려 하겠는가. 그렇다고 지방에 소아청소년과 의원을 개설하지 않는 의사 탓을 할 수도 없다. 사실 의사들의 소아청소년과 기피 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의사들은 소아청소년과가 다른 분야에 비해 민원이 빈번하고, 낮은 수가와 환자 수 감소로 운영 자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이런 현상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소아청소년과 수가 인상이나 인센티브 제공 등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 그리고 일본 등에서 시행 중인 지역의사제도 검토해 봐야 한다.
많은 30·40대가 지역 정주요건으로 학원, 대형마트와 함께 병원을 꼽는다. 시골에서도 맘 편히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는 환경이 제공돼야 젊은층이 몰려들고, 저출생과 지방소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모규엽 사회2부장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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