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화의 마켓 나우] 일본 AI 유니콘의 탄생이 한국에 주는 충격
국가별 유니콘 기업의 개수가 GDP나 군사력 못지않게 중요한 국력 평가 지표로 부상했다. 유니콘은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창업 10년 이내 스타트업’이다.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에서 밀리는 듯하던 일본에서 괄목상대할 일이 터졌다. 사카나AI라는 유니콘이 등장했다. 이 회사가 오픈소스로 발표한 AI 사이언티스트는 아이디어 발굴부터 실험·논문작성·심사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한다.
사카나AI는 2023년 8월 도쿄에서 구글 출신 라이언 존스와 데이비드 하가 공동 설립한 벤처기업이다. 사카나AI의 성공은 화려한 투자자 명단에서도 확인된다. 미국의 럭스캐피털·코슬라벤처스, 일본의 NTT·KDDI·소니, 구글의 제프 딘과 허깅페이스의 클레망 델랑지 등 세계적인 기업과 명망가들이 동참했다.
세계 약 220개의 AI 분야 유니콘 중에서 절반 이상의 국적이 미국이다. 한국은 아직 없다. 한국의 GDP 규모 대비 AI 분야 발전은 이스라엘·싱가포르에 뒤처지고 있다. 한국의 유니콘 기업들은 주로 IT 기반의 소비재 분야에 집중되어 있으며, 컬리·무신사·직방·야놀자 등이 그 예다.
그렇다면 한국이 미국의 오픈AI, 프랑스의 미스트랄AI, 일본의 사카나AI와 같은 국가대표급 AI 기업을 육성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인재·인프라·자본시장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AI 알고리즘 연구에는 오랜 시간 집중할 수 있는 천재급 인재가 필수다. 예를 들어, 오픈AI의 전 최고기술책임자(CTO)였던 일리야 수츠케버 같은 인재가 필요하다. 또한 복잡한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장비와 데이터 비용이 초기 단계부터 요구된다.
그래서 장기투자가 성공의 조건이다. 장기투자를 위해서는 국가적 지원과 글로벌 연대가 동행하며 시너지를 내야 한다. ‘딥러닝의 아버지’로 불리는 제프리 힌튼이 강조하듯, 진정한 연구는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과제에 도전하는 것이다. 불확실성에 맞서는 데 있어 국가의 도움이 큰 힘이 된다. 사카나AI의 경우에도 일본 정부가 ‘생성형 AI 개발 지원 프로그램(GENIAC)’을 통해 초기 장비 문제를 해결하는 등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또한 AI 개발은 글로벌 프로젝트다. 그 중심에 오픈소스가 있다. 제프리 힌튼은 40년 동안 인공신경망 연구에서 실패와 성공을 두루 경험했다. 성공 확률을 높이려면 오픈소스를 통해 연대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사카나AI는 신선한 자극이다. 한국도 국가대표급 AI 유니콘을 육성해야 글로벌 AI 시장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이수화 한림대학교 AI융합연구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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