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 주니어 또 기행 구설 “30년 전 고래 머리 절단”

김철오 2024. 8. 2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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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고 무소속 대선후보에서 물러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고래의 머리를 톱으로 잘랐던 과거의 기행으로 다시 구설에 올랐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현지시간) "케네디 주니어가 30년 전 고래의 머리를 톱으로 잘라 가져갔다는 딸의 발언을 근거로 한 환경단체가 조사를 요구했다"며 "연조직(근육·힘줄·혈관 등)을 가진 보호 대상 해양생물의 사체에서 일부를 채취하는 것은 연방법 위반"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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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인터뷰 재조명돼 비난 빗발
“차에 묶어 5시간 운반, 끔찍”
환경단체, 정부 차원 조사 요구
미국 대선에 무소속 후보로 도전했단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23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운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대선후보에서 물러난 케네디 주니어는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고 무소속 대선후보에서 물러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고래의 머리를 톱으로 잘랐던 과거의 기행으로 다시 구설에 올랐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현지시간) “케네디 주니어가 30년 전 고래의 머리를 톱으로 잘라 가져갔다는 딸의 발언을 근거로 한 환경단체가 조사를 요구했다”며 “연조직(근육·힘줄·혈관 등)을 가진 보호 대상 해양생물의 사체에서 일부를 채취하는 것은 연방법 위반”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환경단체인 생물다양성행동기금센터는 “케네디 주니어가 고래의 머리를 전기톱으로 절단해 운반한 혐의가 있다. 멸종위기종 사체의 일부를 수집하거나 보관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이번 주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보내 연방정부 차원의 조사를 요구했다.

센터는 서한에서 케네디 주니어의 딸인 킥이 24세였던 2012년 미국 잡지 ‘타운앤드컨트리’와 가진 인터뷰 내용을 근거로 들었다.

킥은 “6세 때 아버지는 매사추세츠주 하이애니스포트 케네디 가문 저택 인근 해변에 고래가 떠밀려왔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찾아갔다”며 케네디 주니어가 잘라낸 고래 머리를 차량 지붕에 묶어 뉴욕주 마운트키스코 자택까지 5시간 동안 주행한 사실을 언급했다.

당시 킥은 “차량이 고속도로에서 속력을 낼 때 ‘고래 주스’가 차창으로 들어왔다.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36세인 킥이 6세 때 기억을 떠올렸다면, 케네디 주니어의 고래 사체 훼손·운송 사건은 1994년 무렵의 일로 볼 수 있다.

케네디 주니어는 30년 전의 기행으로 다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센터의 조사 요구와 별개로 소셜미디어에서는 “알면 알수록 기괴한 사람” “사회에서 분리해야 한다” “피선거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비난과 성토가 빗발치고 있다.

케네디 주니어에 대해 연방정부 차원의 조사를 요구한 센터는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 단체라고 NYT는 짚었다.

케네디 주니어가 과거 동물 사체를 훼손한 기행으로 논란에 휩싸인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4년 뉴욕 센트럴파크 한복판에서 새끼 곰 사체가 발견됐지만 경위가 밝혀지지 않았던 미제와 관련해 케네디 주니어는 지난 4일 엑스(옛 트위터)에서 “내가 유기했다”고 고백했다.

비록 기행은 아니지만 케네디 주니어의 뇌 조직이 기생충에 의해 손상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NYT는 지난 5월 케네디 주니어의 2012년 이혼 소송 당시 진술서를 입수해 “2010년 심각한 기억상실에 시달린 그가 병원 검사를 받은 결과 뇌에서 검은 점이 발견됐다. 의료진은 뇌 조직을 파먹은 뒤 죽은 기생충의 흔적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데저트다이아몬드아레나 유세장에서 자신을 지지하기 위해 찾아온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왼쪽)를 소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이자 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아들인 케네디 주니어는 가문의 반대에도 무소속 후보로 대선에 도전했지만 지난 23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하고 하차했다. 이후 그의 친동생들은 언론 기고와 인터뷰에서 “형이 아버지의 명예를 실추했다”고 비난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권인수단 명예 공동위원장으로 합류했다. 한때 10%를 넘었던 케네디 주니어의 지지율은 대선후보 사퇴 직전 5% 수준으로 줄었지만, 통상 4%포인트 안팎의 오차범위에서 벌어지는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쟁에는 강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케네디 주니어의 지지 기반이 고령인 전·현직 대통령을 모두 거부한 유권자, 이른바 ‘더블 헤이터’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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