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편든 이재명 “의대증원 유예는 불가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의료계가 반대하는 의대 정원 증원과 관련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대안’에 힘을 실었다. 이 대표는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의 의대 정원 증원 유예안(2026학년도 증원 보류)은 현재 상황에서 의료붕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불가피한 대안 중 하나”라며 “정부는 백안시하지 말고 그 문제를 포함해서 의료붕괴를 막기 위한 대책을 심도 있게 고민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그간 정치적으로 대립해 온 한 대표의 의대 증원 관련 입장에 동조한 것은 이례적이라 일각에선 여권 내부의 친한-친윤 갈등을 키우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미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는 순직해병 특검법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 문제에서 이견을 보였는데, 의대 증원 문제를 고리로 그 틈을 더 벌리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당내 중진 의원은 “이 대표는 자신이 동참하면 대통령실이 유예안을 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점을 잘 알고, 양측의 갈등을 키우기 위해 나선 것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다만 친명계 의원은 “의료대란을 해결하기 위해선 한 대표의 유예안이라고 해서 못 받아들일 게 없다는 취지에서 한 말”이라고 부연했다.
이 대표가 한 대표에게 동조한 것을 ‘먹사니즘’의 연장선 상에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대표는 최고위에서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을 ‘5년 안에 1만 명을 늘리겠다’고 하는 게 아니라 10년으로 목표를 좀 분산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민주당의 단계적 증원안을 다시 피력한 것이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민생 문제 해결을 표방한 이 대표로서는 의료대란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며 “여야 대표회담에서도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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