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로 야구장 망했는데 또?", 대전시 윗분들의 이상한 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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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상 기자]
▲ 대전시가 밝힌 '인조 잔디 야구장' 공사 면적은 9110㎡(약 2760평)이다. 하지만 둘러본 공사장 면적은 눈대중만으로도 2배 이상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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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가 밝힌 야구장 조성 면적은 9110㎡(약 2760평)이다. 하지만 기자가 둘러본 공사가 진행 중인 면적은 눈대중만으로도 2배 이상 컸다.
▲ 28일 확인한 갑천 인조 잔디 야구장 공사 현장. 수천여 평 면적을 평평하게 다듬고 그 위에 두껍게 흙과 파쇄석을 깔아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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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가 이곳에 주민들도 모르게 인조 잔디 야구장 조성 공사를 시작한 건 지난 7월이다. 대전시는 관할 주민자치센터도, 주민자치위원회도 최근 우연히 공사 내용을 알 만큼 일방적으로 일을 벌였다.
공사장 앞 갑천을 천천히 둘러봤다. 며칠 전 내린 소나기에 폭 140m의 강폭을 꽉 채워 물이 흐르고 있었다.
"홍수 때 농구 골대까지 물에 잠기는 곳"
그런데 공사장 바로 아래 천 바닥에 낯익은 철 구조물이 반쯤 물에 잠긴 채 거꾸로 박혀 있다. 마침, 지나가는 주민에게 물었다.
이 주민은 "올해 농구장과 바로 옆 축구장이 물에 잠겼는데 그때 떠내려간 것"이라며 "비가 많이 안 와도 대청댐에서 방류를 많이 하면 농구 골대까지 물에 잠긴다"고 말했다. 그는 공사 중인 인조 잔디 야구장을 가리키며 "지난 7월 초 수해 때도 침수됐던 곳"이라고 귀띔했다.
▲ 인조 잔디야구장 공사장에서 갑천을 사이에 두고 정면으로 마주 보이는 갑천 야구 공원(대덕구 문평동, 븕은 색 네모부분)이다. 대전시가 지난 2017년 조성한 야구 공원에는 갑천변을 따라 약 1km 구간에 8면의 야구장을 갖췄다. 하지만 수해로 망가져 경기장이 있어야 할 곳에 잡풀이 빼곡히 덮여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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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가 2017년 조성한 야구공원은 갑천변을 따라 약 1km 구간에 8면의 야구장을 갖췄다. 공사장을 등지고 맞은편을 건너다 보자, 야구 공원 내 큰 시설물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야구 경기장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경기장이 있어야 할 곳에 잡풀이 빼곡히 덮여 있다.
▲ 공사장 바로 아래 천 바닥에 낯익은 철 구조물이 반쯤 물에 잠긴 채 거꾸로 박혀 있다(빨간 원). 지난해 농구장과 바로 옆 축구장이 물에 잠겼을 때 떠내려간 경기장 구조물로 보인다. 천변 앞이 대전시가 조성중인 인조잔디 야구장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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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천야구공원. 풀숲 곳곳에 박혀 있는 깃발이 이곳이 야구장이었음을 짐작케 한다(빨간 원). 대전시가 지난 2017년 조성한 야구 공원은 갑천변을 따라 약 1km 구간에 8면의 야구장을 갖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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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천야구공원. 망가진 시설물이 이곳이 야구장이었음을 짐작케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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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천야구공원. 야구경기장이 물덩이로 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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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천야구공원. 홈베이스로 보이는 시설물이 이곳이 야구장이었음을 짐작케 했다. 대전시가 2017년 조성한 야구 공원엔 갑천변을 따라 약 1km 구간에 8면의 야구장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 7월 수해로 모두 망가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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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둘러보며 대전시가 '침수 피해가 예상되는 곳에 왜 인조 잔디 야구장을 건립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더 커졌다.
▲ 갑천야구공원. 곳곳에 보이는 깃발이 이곳이 야구장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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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윗분'들은 왜 폐허가 된 야구 공원을 눈앞에서 보고서도 같은 실수를 반복한 것일까. 대전시 '윗분'들은 '두 번 실수하지 말라'며 백지화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목소리에 왜 시간을 끄는 걸까.
▲ 갑천 야구공원 앞 천변 난간대가 지난 7월 수해로 망가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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