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10명 미만, 위태로운 권역응급센터 20여곳…대통령실 "모니터링중"

정종훈 2024. 8. 28. 19:0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8일 한 대학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앞으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근무 중인 전문의가 10명에 못 미치는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전국적으로 2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공백 사태가 반년을 넘기면서 응급실 인력 부족이 심화한 영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8일 "(근무자) 10명 미만인 권역응급의료센터들이 어려움을 많이 호소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20여개 병원에 대해선 담당자를 지정해 모니터링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4시간 중증 응급환자 치료 등을 맡는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전국 44곳인데, 이 중 절반가량에서 인력 부족 문제가 뚜렷하다는 의미다.

실제로 권역응급의료센터 중에선 야간 상황 등에 의사 한 명만 근무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피로가 누적된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번아웃(소진) 등으로 사직하거나 병가를 쓰는 경우가 늘어서다.

김수진 고대안암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응급의학과 교수)은 "전문의가 8명뿐이라 낮 시간대를 빼면 사실상 한 명이 근무한다"고 밝혔다.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도 "전문의가 8명이라 3교대 근무, 격일 야간 당직을 하면서 버티지만 밤이든 낮이든 의사는나 홀로 응급실 근무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응급환자에겐 최후의 보루인 권역응급의료센터 전문의가 줄어들면서 중증 환자 챙기기도 쉽지 않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등으로 환자가 숨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의료공백) 상황이 오래 진행되다 보니 꽤 어려운 지역도 나온다. (전문의가) 피로감 호소하며 사직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병원이 설득 등으로 대응한 뒤, 지자체와 보건복지부가 협의해서 (추가) 대응하는 식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력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군의관·공중보건의 등 180여명을 응급실에 투입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