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한동훈 의대증원 유예안 비현실적... 입시현장 큰 혼란"

김경년 2024. 8. 28.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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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28일 2026년 의대 증원을 유예하자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제안에 대해 "비현실적"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한 대표는 최근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가한 당정회의와 자신의 페이스북에 잇달아 2026년도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할 것을 제안했지만, 대통령실은 거부 의사를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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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도 마르기 전 유예하면 현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들 것"

[김경년 기자]

▲ 최고위 주재한 한동훈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대통령실은 28일 오는 2026년 의대 증원을 유예하자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제안에 대해 "비현실적"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한 대표는 최근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가한 당정회의와 자신의 페이스북에 잇달아 "2025년에는 입시요강으로 발표된 증원을 시행하되, 2026년에는 2025년에 현원 3000명의 수업미비로 인해 증원분까지 합한 7500명을 한 학년에서 교육해야 하는 무리한 상황을 감안하여 증원을 1년간 유예하는 것"을 제안했지만, 대통령실은 거부 의사를 밝혀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26학년도 의대 정원은 지난 4월 대학별로 공표해서 그걸 보고 현재 고2 학생들과 수험생, 학부모들이 함께 준비 중"이라면서 "잉크도 마르기 전에 다시 유예한다면 현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렵고 불확실성으로 입시 현장에 굉장히 혼란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한 대표의 중재안도 거부하고 2025년도 정원 자체의 백지화를 요구한 데 대해서도 "25학년 입시는 이미 시작되었고, 수시입학 원서 서류접수가 9월 9일로 예정되어 있으며 재외국민전형은 이미 시험이 치러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되돌리는 건 가능하지 않고 현실적이지도 않고 논의의 대상도 안 된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지금에 와서 이런 주장을 하는 건 의대 인력이나 입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자기 주장일 뿐"이라며 "유예하자는 것은 대안이라기보다 의사 증원을 하지 말자는 이야기와 같다"며 일축했다.

"의사수 부족한 타개하지 않고는 지역 의료문제 해결 불가능"

이 관계자는 이날 작심한 듯 기자 브리핑을 자청해 의대증원 2000명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의료계의 비타협적 행태를 질타했다.

그는 "지방에 돈은 내려가는데 기업이 내려가지 않는 이유는 아플 때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한마디로 의사가 부족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꺼번에 2000명을 증원하는 게 과도하다는 비판에는 "정부가 꼼꼼하게 산출한 최소한의 증원규모"라고 주장했다. 또, 작년 10월말 전국 40개 의대를 대상으로 당장 증원 가능한 인원을 조사한 결과 2025학년도 최소 2151명이라는 답변이 왔었다고 말했다.

또 갑자기 너무 많이 뽑아 의학교육의 질이 저하될 것이라는 지적에는 "현재 전국 의대생이 1만8천명인데 전임 교원수는 1만2천명으로 교수 1인당 평균 학생수가 1.6명이며, 여기다 임상도 하지만 실습도 지도하는 임상교수 6천명을 더하면 1만 8천명의 학생을 교수 1만 8천명이 가르치고 있는 셈"이라며 적어도 교수 수로는 부족하지 않다고 말했다.

단계적으로 증원하자는 의견에는 "조금씩 점진적인 증원은 굉장히 합리적인 것 같지만, 매해 올해와 같은 상황을 겪어야 한다는 얘기"라며 난색을 표했다.

또 '왜 의대증원부터 밀어붙여서 현장을 어렵게 하고 의료개혁에 탄력을 못받게 하냐'는 주장에는 "의사수가 부족한 상황을 타개하지 않고는 지역필수 의료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며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등으로 의사 인건비가 급등하면 지역에서 의사를 구하려 해도 구할 수 없는 상황은 증원이 있지 않고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응급실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00명이 과하다고 생각하면 근거를 가지고 제안하라"

이 관계자는 정부의 대화 제의에 응하지 않고 현장을 떠나 돌아오지 않는 전공의 등 의료계에 대한 강한 서운함을 토로했다.

그는 우선 "지난 2월말 전공의 1만명이 집단적으로 일시에 나갔는데 왜 그랬는지 국민에게 설명한 게 없다"며 "수술 취소, 예약 연기 등으로 황당해하는 환자들에게 그 정도의 설명은 필요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의 솔직한 심정, 원하는 바를 국민들이 볼 수 있게 오픈해서 진솔하게 얘기해봤으면 좋겠는데 한번도 그런 적이 없다, 그 부분이 가장 안타깝고 답답하다"며 "2000명이 너무 과하다고 생각하면 근거를 가지고 제안하면 테이블에 앉아 논의할 수 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2천명 증원 발표전 의사협회 등 6개 단체에 적정한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공문을 보냈는데, 의협은 부족하지 않다는 의견만 되풀이하고 전공의협의회는 아무 의견도 제출하지 않았다"며 결코 의견수렴이 없었거나 일방적이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라고 억울해했다.

그는 "의사는 의대를 진입하는 순간 평생 그 직업을 하는 균질한 집단이 되어 독점적인 인력공급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집단행동을 하면 정부가 대체할 수 있는 인력이 제로에 가깝다"고 말했다.

또 "정부와 의료계가 강 대 강 대치를 한다고 하지만 사실 (정부가) 일방적으로 당해왔다"며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이번에도 이뤄내지 못하면 사실 앞으로는 (의대 증원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의협이 정원감축을 밀어붙인 관계자의 파면, 경질까지 요구하는 것을 가리키며 "이러한 이해집단의 구조적 저항에 굴복한다면 정치, 정책을 할 수 없게 되고 정상적인 나라라고 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지난 6월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대란 조짐 대비에 안일하지 않다... 추석대란 오지 않을 것"

한편 이 관계자는 정부가 고집스럽게 의대 증원을 밀어붙이기만 하고 의료 대란 조짐에 너무 안일한게 아니냐는 비판에는 "안일하지 않다"고 잘라말했다.

전공의들이 빠진 47개 상급종합병원 중 대규모로 이탈한 병원은 1일 단위로 진료량, 수술건수, 입원환자수들을 체크하고 있으며, "어렵지만 수술을 못할 정도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추석기간 의료대란 가능성에 대해서는 "당직의료기관을 최대한 열어 가급적 응급실 아닌 곳에서 치료하고 응급실은 정말 응급인 환자들만 오는 방향으로 특별대책을 마련했다"며 "모든 수단을 가지고 대비해야겠지만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자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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