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미가요 틀어 친일한다면 미친X" 해명하다 격해진 KBS 사장
박민 KBS 사장이 KBS가 광복절에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가 등장하는 오페라 ‘나비부인’을 방영한 것에 대해 28일 “국민들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유와 작품의 성격이 어쨌든 광복절 새벽에 기미가요가 연주되고, 또 기모노를 입은 여성이 등장하는 오페라를 편성한 것은 불찰”이라고 말했다. KBS는 광복절 당일인 15일 자정 ‘KBS 중계석’에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 녹화본을 방송했다. 여기엔 기미가요가 담긴 장면이 포함됐다. KBS는 당일 사과문을 냈고,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도 재차 사과문을 올렸다.
다만 박 사장은 해당 방송내용이 “적어도 친일 방송은 아니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박 사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일 굴욕외교를 뒷받침하기 위해 ‘문화 친일 마케팅’에라도 나선 것인가”라는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한 번 (작품을) 보시면 알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사장은 격앙된 어투로 “말씀대로 나비부인이라는 작품이 정말 일본을 찬양하고, 나라를 팔아먹는 내용을 담고 있고 군국주의를 찬양한다든지 했다면 사퇴를 해도 모자라다. 그걸 틀어서 친일하겠다고 하면 미친X”이라며 “그러나 (해당 작품에서 기미가요는) 결혼식 장면에서 6초간 변주 배경음악으로 사용된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KBS가 친일을 하기 위해 그런 방송을 편성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광복절 당일 이승만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기적의 시작’이 방영된 걸 놓고도 “이 전 대통령을 미화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야당에선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된 ‘건국절’ 논란과 관련해 박 사장을 집중 추궁했다. 한민수 민주당 의원은 “‘기적의 시작’은 대한민국 건국일이 1948년 8월 15일이라고 주장한다.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박 사장은 “그 부분에 대해 제가 (의견을) 밝힐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황정아 민주당 의원이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 선조들의 국적은 무엇인가“라고 묻자 박 사장은 ”생각을 깊이 안 해봤다“고 답하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은 “야권의 문제 제기가 과도하다”는 취지로 박 사장을 옹호했다.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은 “방송 내용에 문제는 없는지 검토하지 못한 제작진에게 불찰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노래를 한국인 단원이 한 것이고 길어봐야 9초, 6초였는데 ‘친일 방송’이라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에는 억울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과방위에는 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도 참석해 최근 논란이 된 딥페이크(인공지능을 활용한 이미지 합성물) 성범죄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게 가능한지 법률적 검토를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텔레그램과 관련해 그룹 채팅방이나 일부 공개되는 영역에 대해 불법 촬영물 등의 삭제나 유통 방지 의무를 부여하는 방법이 가능한지에 대해 법률적인 검토를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과방위는 이날 오후 예정에 없던 방송통신위원회의 공영방송 이사선임 과정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요구안을 추가 상정해 의결했다. 여당 측은 반발했지만,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표결을 진행해 야당 과방위원들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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