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의대증원 유예안 불가피”…한동훈에 동조해 윤·한갈등 부추기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의료계가 반대하는 의대 정원 증원과 관련,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제안한 ‘대안’에 힘을 실었다.
이 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의 의대 정원 증원 유예안은 현재 상황에서 의료붕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불가피한 대안 중 하나”라며 “정부는 백안시하지 말고 그 문제를 포함해서 의료붕괴를 막기 위한 대책을 심도있게 고민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그간 정치적으로 대립해 온 한 대표의 의대 증원 관련 입장에 동조한 것은 이례적이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 대표는 2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 이후 입원 치료를 받다가 엿새 만인 이날 공식 석상에 복귀했다.
한 대표는 25일 비공개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내년도 의대 정원 증원은 유지하되 2026학년도 증원은 유예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대통령실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그러자 한 대표는 27일 자신의 입장을 페이스북에 공개 피력했다.
이 와중에 이 대표가 한 대표와 같은 맥락의 주장을 펴자 일각에선 여권 내부의 친한-친윤 갈등을 키우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미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는 순직해병 특검법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 문제에서 이견을 보였는데, 의대 증원 문제를 고리로 그 틈을 더 벌리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의대정원 확대와 같은 의료개혁은 반드시 해야 될 주요 과제이기 때문에 민주당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앞서 사회적 공론화 기구 구성을 제시했지만, 증원 유예안을 꺼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친명계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심각한 의료대란을 해결하기 위해선 한 대표의 유예안이라고 해서 못 받아들일 게 없다는 취지에서 한 말”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민주당 중진 의원은 “이 대표는 자신이 동참하면 대통령실이 의대 증원 유예안을 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점을 잘 알고, 양측의 갈등을 키우기 위해 나선 것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한 대표에 동조한 것을 ‘먹사니즘’의 연장선 상에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을 ‘5년 안에 1만명을 늘리겠다’고 하는 게 아니라 10년으로 목표를 좀 분산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민주당이 주장해온 단계적 증원안을 다시 피력한 것이다. 이 대표는 코로나 치료를 받던 26일 병상에서 당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박주민 의원)를 만들라는 지시도 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민생문제 해결을 표방한 이 대표로서는 의료대란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며 “여야 대표회담에서도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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