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보증금 받고 관리...20년 임대주택 등장
[한국경제TV 성낙윤 기자]
<앵커>
정부가 중산층을 대상으로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는 새로운 임대주택을 공급합니다.
집주인 역할은 기업이 하게되는데,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임대료 규제도 풀고 세제 혜택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부동산부 성낙윤 기자 나왔습니다.
성 기자, 이번 공급 방안이 나온 배경에 대해 먼저 정리해주시죠.
<기자>
보통 임대주택이라고 하면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사람들에게 공급하는 공공임대를 떠올리실 겁니다.
그런데 현재 임대시장에서 공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집을 보유한 임대 사업자나 개인이 임차인을 구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민간 비중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각종 사건도 발생하자 정부가 제도 손질에 나선 겁니다.
[박상우 / 국토교통부 장관: 전세가 효용을 다 했다는 것입니다. 전세사기범 중에는 악질적인 사람도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전세금을 못 내주는 경우도 생기고, 앞으로 그런 추세가 구조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앵커>
그렇다면 정부가 발표한 새로운 임대주택, 기존과 다른 게 뭔가요?
<기자>
한 마디로 기업이 집주인 역할을 해서 모든 것을 관리한다는 걸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보증금을 떼일 염려도 적고, 하자 보수도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수요자들 입장에서는 새로운 선택지가 하나 더 생긴 겁니다.
새 임대주택은 법인이 100가구 이상의 단지를 20년 이상 의무적으로 임대하는 형태로 운영됩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임대 사업자가 기존 아파트 100가구를 통으로 구매해 임대를 놓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대부분 신축으로 공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이번에 나온 새 임대주택의 성패는 기업들이 얼마나 참여할지에 달린 것 같은데, 어떤가요?
<기자>
과거 박근혜 정부 때 '뉴스테이'라는 이름으로 기업형 임대주택이 나왔다가 정권이 바뀌면서 사라진 적이 있습니다.
임대료 제한 때문에 수익성이 떨어진 기업들이 계속 참여할 이유를 찾지 못한 점이 컸습니다.
정부는 새 임대주택에 많은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임대료 규제 완화와 세제 혜택을 부여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10년 이상 장기임대주택 사업자는 임대료 상승률이 5%로 제한되고 있고 해당 지역의 주거비 물가지수 상승률도 넘어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새 임대주택은 3가지 종류로 나눠서 기업들이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게 길을 넓혔습니다.
임대료 제한을 아예 받지 않으면 지방세 감면도 못 받게 되고, 기금 등의 지원을 받고 싶으면 임대료 제한 원칙을 따라야 합니다.
<앵커>
이번 방안이 임대시장 구조에 큰 변화를 불러올지도 궁금합니다.
<기자>
사실 대부분의 정책이 그렇듯 이번에도 새롭게 법제화되거나, 혹은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 대다수입니다.
만약 국회라는 허들을 넘어도 임대주택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지도 미지수입니다.
정부의 청사진대로 1년에 1만가구의 새 임대주택을 공급한다고 해도 670만 가구 규모 민간임대 시장의 구조나 환경이 달라지긴 어렵다는 겁니다.
임대주택 전반적으로 임대료 상승 움직임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일각에서는 정책 연속성 또한 굉장히 중요하다는 조언도 나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 정부에서도 사전청약을 포함해 공공재개발·공공재건축 등 여러 얘기를 했었다"며 "어느 정도로 현실화될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성낙윤 기자 nys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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