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전 차종 하이브리드 생산...2026년엔 900㎞ 전기차도 출시
현대차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가 2026년 거의 모든 차종에서 하이브리드 차를 출시한다. 한번 충전으로 900㎞를 갈 수 있는 전기차도 생산한다.
현대자동차는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투자자 설명회 ‘2024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하이브리드 차종을 확대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넘어서는 동시에, 전기차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려 미래 모빌리티를 주도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2033년까지 10년간 120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무디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피치 등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받은 A등급을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발표에 ‘현대 웨이(Hyundai Way)’라는 이름을 붙였다.
모터 두 개로 달리는 하이브리드
현대차는 기존의 전기차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최근 수요가 증가하는 하이브리드 차종을 대폭 늘린다. 지금까지는 하이브리드는 준중형과 중형차 7종에만 적용했는데, 이를 14개 차종으로 확대한다. 특히,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도 전기차 전용 모델인 GV60을 제외한 모든 차종에 하이브리드 옵션을 갖출 예정이다.
내년 1월부터 양산될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해 현대차는 구동 모터 2개를 탑재한 TMED(Transmission Mounted Electric Device)-Ⅱ 시스템을 적용한다. 기존 TMED에선 모터 1개는 시동, 다른 하나의 모터는 구동을 도왔는데 TMED-Ⅱ는 모터 2개를 모두 구동에 사용한다. 그만큼 연료 효율이 높아지고, 원가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올해 4분기 가동을 목표로 하는 미국 조지아주 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서도 이 기능을 갖춘 하이브리드차가 생산될 예정이다.
주행거리를 900km까지 늘린 ‘주행거리연장 전기차’(Extended Range Electrified Vehicle, EREV)도 2026년에 출시한다. 내연차와 전기차의 장점을 혼합한 EREV는 기존 전기차처럼 배터리 동력으로 주행하지만, 차량에 내연차 엔진을 탑재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기로 쓴다. 이 원리로 EREV는 완충시 주행거리를 900㎞까지 연장할 수 있고, 기존 전기차보다 배터리 용량을 30% 이상 줄여 원가 경쟁력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2026년 말 북미와 중국에서 EREV를 생산할 예정이다. 특히 북미 시장에선 현대·제네시스 SUV 차종에 EREV를 우선 적용한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2030년 555만대의 연간 판매량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판매량(421만대)보다 30% 정도 많다. 특히 전기차는 2030년 200만대를 팔아 전체 판매량의 36%를 채우기로 했다. 현대차는 이 시기 북미에서 전기차 69만대, 유럽에서 46만대를 팔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는 배터리 개발 기술 내재화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배터리와 차체가 통합된 형태의 전기차(Cell to Vehicle, CTV)를 생산하기 위해선 내재화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현재는 배터리 셀을 구입해 모듈화하는 패킹(Packing) 작업을 거쳐 차에 장착하는데, CTV식 전기차를 만들면 이 패킹 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에 차량 무게와 원가를 낮출 수 있다.
이날 수소 기술 개발 계획도 비중있게 소개됐다. 조지아 메타플랜트에 수소연료전지 기반 물류 체계를 도입하고, 트램·선박·경비행기·발전기·중장비 등에 쓰일 각 수소전지 라인업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수소 사업화를 위한 외부 파트너십을 맺는 등 수소 생태계 구축에 나서겠다”라고 밝혔다. 전날 일본 토요타자동차는 BMW와 수소차를 공동 개발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맺는 등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선 수소차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점차 달아오르고 있다.
현대차는 자율주행 기술을 차량에 적용하고, 이를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에 파는 ‘자동차 파운드리’도 시작한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각 사정에 맞는 특화된 차량을 공급 받아 서비스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 내 자회사 모셔널의 기술을 활용한 로보택시 서비스를 유럽·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날 밝힌 투자 계획 120조5000억원은 지난해 발표했던 109조4000억원(2023~2032)보다 10% 늘었다. 2030년 기준 목표 영업이익률은 10%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9.4%였다. 현대차는 3년 동안 4조원 어치 자사주를 매입하는 기업가치제고계획도 발표했다. 현행 분기 배당액은 주당 2000→2500원으로 늘리고 연간 배당액을 최소 1만 원으로 제시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과거부터 축적해온 최고 수준의 기술과 혁신을 위한 도전을 기반으로 다가올 전동화 시대에 대비하고 전기차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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