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여자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UFC출신 난적 잡아낼까
[김종수 기자]
▲ 정현선은 레슬링과 주짓수에 모두 능하다. |
ⓒ ‘간류지마’ 공식 SNS |
전국체육대회 여자레슬링 자유형 금메달리스트이자 대한민국 주짓수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과 세계 최고 종합격투기 무대 UFC에서 활약한 일본 파이터가 그라운드 실력을 겨루는 한일전이 성사됐다. 다음달 7일 일본에서 열린 '간류지마-버추얼 서바이벌 2'가 그 무대로 정현선(30·어반주짓수 공덕)과 무라타 가나코(31)가 한판 승부를 벌인다.
'간류지마(巖流島)'는 1600년대 검술의 고수들인 '검성(劍聖)' 미야모토 무사시와 사사키 고지로가 결투를 벌인 것으로 유명한 일본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시의 섬이다. 2014년 '진정한 사무라이 전사를 목표로 하는 새로운 이벤트'를 표방하며 등장했는데, 공평한 이종격투기 대결의 실현, 무술과 엔터테인먼트의 융합을 내세워 일본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전북체육고등학교 시절이었던 2011년 제92회 전국체육대회 여자레슬링 자유형 –48㎏ 금메달을 딴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정현선은 촉망받는 엘리트 여자 레슬러였다. '언니가 운동하는 것이 멋있어서 따라서 선수 생활을 했다'고 밝힌바있는데 그로인해 자매 레슬러로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한살위 언니 정은선은 2011년 아시아 주니어레슬링선수권대회 동메달, 2013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파견선발전 1위, 전국선수권대회 금메달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레슬러였다. 정현선 역시 언니를 롤모델로 삼으며 함께 노력했고 2011년 전국대회 금메달, 2013년 전국선수권대회 금메달 등 꾸준히 성적을 냈다. 폭발적인 순간 스피드를 살린 발목 태클이 주특기였다.
이후 주짓수로 진로를 바꿨고 2023년도 대한주짓수회 여자일반부 –57㎏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냈다. 주짓수코리아 석상준(블랙벨트 3단) 대표는 "정현선은 한국 여자 주짓수 선수중 레슬링을 가장 잘한다. 상대가 거물이기는 하지만 충분히 좋은 승부가 예상된다"는 말로 주짓떼로 이전에 강력한 레슬러였던 정현선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현선은 KMMA 파이터 에이전시를 통해 '간류지마'와 계약을 맺고 '퀸텟(Quintet)' –57㎏ 8분 경기로 무라타 가나코를 상대한다. KMMA는 김대환 UFC 해설위원과 정용준 전 UFC·로드FC·스파이더 주짓수 해설위원이 의기투합해 만든 종합격투기 단체다.
퀸텟은 힐 훅(Heel Hook·발뒤꿈치 돌려 꺾기), 슬램 등 머리에 대한 직접 공격, 크랩에 의한 테이크다운, 점프 클로즈드 가드를 중대한 반칙으로 간주해 즉시 실격 처리하는 서브미션 그래플링 종목이다. 심판에 의해 지도를 3차례 받으면 패배한다. 8분 동안 항복을 선언하거나 조르기 기술에 실신한 선수가 없으면 지도가 적은 선수가 이긴다. 지도 숫자가 같거나 둘 다 지도 없이 경기를 마치면 무승부다.
가나코는 종합격투기 전향에 앞서 2012년 제35회 아시아레슬링위원회(AAWC) 선수권대회 우승, 2013년 제27회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월드 게임 동메달을 획득한 자유형 –55㎏ 스타였다. 2019년 11월 미국 Invicta 제7대 챔피언 등극을 발판삼아 2020년 UFC까지 진출해 여자 스트로급(-52㎏)에서 활약했다. UFC 총전적은 1승 2패다.
이번 대회는 2019년 4월 이후 5년 4개월 만에 치르는 일본 복귀전이다. 종합격투기 경기는 아니지만, UFC에서 당한 연패를 뒤로하고 분위기 반전을 위한 승리가 필요하다.
경험 등 노련미에서는 분명 가나코가 크게 앞선다. 하지만 정현선도 믿는 구석이 있다. 그는 –63㎏이 전국체전 자유형 레슬링 최고 체급이다. 2014년 제95회 대회에서는 –58㎏ 5위를 차지했다. 지금도 여자주짓수 –57㎏를 주 종목으로 삼고 있는 만큼 상위 체급 출신으로서 힘의 우위를 살린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레슬링과 주짓수가 결합된 정현선식 그래플링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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