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적 '농업사회' 로 전환하기 위해 907기후정의행진에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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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끝난 뒤 한 달 내내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폐기의 지속불가능한 산업사회를 순환적인 '농업사회'로 바꾸는 것이다.
이 정도의 과감하고 비상한 대책 없이 기존의 땜질식 처방으로 기후위기를 벗어나려고 한다면 우리는 나락으로 떨어져 종말을 맞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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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길섭]
장마가 끝난 뒤 한 달 내내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9월이 되어도 폭염의 기세는 좀처럼 꺾일 것 같지 않다.
지난 8월 13일에는 전남 장성의 한 중학교 급식실에서 에어컨을 설치하던 스물일곱 살 청년노동자가 온열질환으로 사망했다. 가뭄과 산불, 집중호우와 홍수, 폭염 등 재난이 일상화되고 그 재난에 속수무책으로 희생되는 가난한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기후위기는 이제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는 것을 누구나 다 알게 된 듯하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는 기후위기라는 전지구적인 비상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기후위기를 오히려 가속화하는 일에 골몰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정부는 원자력·화력발전소를 더 짓고, 공항을 만들고, 댐을 건설하고, 반도체, 인공지능 관련 산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한다고 한다. 농산업 분야에서는 스마트 농업과 대규모 공장식 축산업과 대농을 육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 경작지 풍경 장길섭 농부님이 농사 짓는 모습, 경작지 풍경입니다. |
ⓒ <studio H> 박혜정 |
▲ 농사 짓는 농부 장길섭 농부님이 농사 짓는 모습입니다. |
ⓒ <studio H> 박혜정 |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폐기의 지속불가능한 산업사회를 순환적인 '농업사회'로 바꾸는 것이다. 순환적인 '농업사회'로 전환하려면 우리는 불가피하게 에너지와 상품소비를 대폭 줄여야 하고 수도권에 집중된 다수의 시민들이 농촌지역으로 이주해야 한다.
개인적 차원에서는 우리의 고삐 풀린 '자유·욕망'을 우리 스스로 제한해야 한다. 비행기를 타고 여행할 자유, 고기를 먹을 자유, 상품을 소비할 자유, 자동차로 자유롭게 돌아다닐 자유-그 무절제하고 사치스럽고 방탕한, 반생태적이고 비윤리적인 '자유·욕망'을 자발적으로 제한해야만 한다.
사회적 차원에서는 수도권 인구의 분산을 유도하고 농촌 지역경제의 부흥을 위해 면 단위에 거주하는 농민들에게 1인당 매달 백만 원 이상의 농민기본소득을 무조건으로 무기한 지급하여 수도권에서 이주해온 시민들과 기존 농민들이 소규모 자급농사만으로도 생존할 수 있도록 과감하게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이제부터는 자본의 이윤추구에만 이로운 모든 개발행위를 억제하고 소규모 자급농사와 돌봄노동에 재정을 투입함으로써 불필요한 상품생산을 억제하고 시민들 누구나가 산업노동자가 아니라, 스스로 식량과 에너지를 생산하는 소규모 자급·자영농민으로서 자기 존재를 전환하여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만 한다. 이 정도의 과감하고 비상한 대책 없이 기존의 땜질식 처방으로 기후위기를 벗어나려고 한다면 우리는 나락으로 떨어져 종말을 맞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는 도시가 아니라 시골 마을에서 살아야 하고, 빠르고 편리하고 부유하게 살 것이 아니라 검소하고 불편하고 느리게, 그러나 여유롭고 풍요롭고 아름답게 살기를 욕망해야 한다. 우리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인간 아닌 모든 목숨붙이들과도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자유와 욕망의 충족이 아닌 자기절제이다.
덧붙이는 글 | 필자인 장길섭씨는 충남 홍성 농민(소농, 녹색당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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