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 안 한 부모, 상속 못 받는다…'구하라법' 국회 통과
양육 의무를 저버린 부모는 상속권을 갖지 못하도록 하는 이른바 '구하라법'이 28일 여야 합의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야는 이날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286명 중 찬성 284명, 반대 0명, 기권 2명으로 민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20, 21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정쟁에 밀려 임기 만료로 폐기된 이 법안은 22대 국회에 이르러 본회의 문턱을 넘게 됐다.
개정안은 피상속인에게 부양의무를 다하지 않았거나 학대 등 범죄를 저지른 경우와 같이 상속을 받을 만한 자격이 없는 법정상속인의 상속권을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2019년 사망한 가수 고(故) 구하라씨의 친오빠 호인씨가 '어린 구씨를 버리고 가출한 친모가 상속재산의 절반을 받아 가려 한다'며 입법을 청원하면서 '구하라법'으로 불렸다.
개정안은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중대한 범죄 행위, 또는 그 밖에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를 '상속권 상실'이 가능한 조건으로 적시했다. 실제 상속권 상실을 위해서는 피상속인의 유언 또는 공동상속인 등이 청구하고 가정법원이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개정안은 2026년 1월부터 시행된다. 헌법재판소가 직계 존·비속 유류분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난 4월 25일 이후 상속이 개시된 경우에도 소급 적용될 수 있도록 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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