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FR 활성화하자"…한은, 자본연과 공동 컨퍼런스 개최
리보 사태 이후 국내 무위험지표금리 개발했으나
금융거래 대다수 CD금리 기반…KOFR 지표금리 정착 못해
한국은행이 국내 무위험지표금리(KOFR) 활성화를 위해 28일 자본시장연구원과 공동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오후 한은과 자본연은 서울 중구 한은 별관 2층에서 '국내 KOFR 활성화를 위한 주요과제 및 향후 추진방향'을 주제로 컨퍼런스를 열고 그간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를 지표금리로 사용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KOFR을 새로운 지표금리로 정착시키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KOFR은 국채와 통화안정증권을 담보로 하는 익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금리를 활용해 산출한 국내 무위험지표금리다. 과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금리의 기준점이던 리보(LIBOR) 금리는 2012년 6월 금리 담합 사태 이후 신용을 잃게 됐다. 이후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은 리보금리를 대체할 새로운 지표금리로 무위험지표금리(RFR)를 개발했다. 우리나라도 글로벌 흐름에 맞춰 2021년 2월 국내 무위험지표금리로 KOFR를 선정해 산출·공표해오고 있다. 그러나 KOFR가 지표금리로 정착되지 못하고 대부분의 금융거래가 CD금리를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CD금리는 지표금리로서의 한계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그간 신뢰 제고를 위한 정책당국의 제도 개선에도 거래량이 지표금리로서 충분하지 않고, 금리도 실제 자금 수급 상황을 정확히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단 지적이 있었다. 금리하락기에는 여타 시장금리 하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경직성을 보이고 시장불안기에는 신용위험이 부각돼 과도하게 상승하는 등 금융소비자에게 불안을 안겼다. 해외투자자들 또한 CD금리를 지표금리로 사용하는 한국의 관행이 글로벌 금융거래 표준에 맞지 않음을 꾸준히 지적해온 바 있다.
이에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등 정책당국은 작년 3월, 관련 협의회를 구성해 CD 금리에서 KOFR로의 지표금리 전환을 도모하고 있다. 올해엔 이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자 지난 3월 유관기관 및 시장참가자들이 참여하는 민관 워킹그룹을 출범시켜 활동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그간 워킹그룹 활동으로 구체화된 KOFR 지표금리 전환 계획에 대한 메시지를 발표하고 정책당국과 시장의 공감대를 확고히 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첫 번째 발표를 맡은 백인석,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포스트 LIBOR 시대의 글로벌 지표금리 체제와 국내 시사점'에 대해 발표하며 "국내에서도 점진적으로 CD 수익률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며 "KOFR 적용 확대와 함께 KOFR 기초시장인 RP 시장 선진화, KOFR의 금리 안정성 향상을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표를 맡은 황영웅 한은 금융시장국 자금시장팀장은 'KOFR 활성화를 위한 주요과제 및 향후 추진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그간 KOFR기반 거래가 부진했던 건 △CD금리의 관행적 활용 △OIS(Overnight Index Swap) 시장 부재 △정책 당국 주도의 KOFR 로드맵 부재 등에 주로 기인한다"며 "KOFR 활성화가 지연될 경우 △글로벌 정합성과의 괴리 △금융거래 안정성 저하 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은과 금융위는 이날 컨퍼런스를 통해 "KOFR 중심의 지표금리 체계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금융기관 등이 파생상품 및 현물시장에서 준거금리로 KOFR를 우선 활용할 것을 적극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창용 총재는 개회사에서 “'변화를 피할 수 없을 때가 오기 전에 미리 변화를 준비하라'는 잭 웰치 전 제너럴 일렉트릭 CEO의 조언처럼 시장참가자들이 KOFR가 지표금리로 활용되기 위해 능동적으로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KOFR 확산을 위한 기술적 기반 조성, 금융위·금감원·한은 주도의 기간별 KOFR 활용 목표치 제시 등을 통한 KOFR 점유율 확대, CD 금리 중요 지표 해제 등을 통한 지표금리 개혁 마무리 등 3단계 계획을 통해 KOFR로의 지표금리 전환을 최대한 신속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금융당국과 한국은행, 금융권이 뜻을 모아 시장에 새로운 관행을 정착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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