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년 된 청동기 항아리 산산조각…4세 실수에 '박물관 조치'

이스라엘 헤흐트 박물관에 전시됐던 3500년 된 항아리가 4살짜리 아이의 실수로 파손됐다. 헤흐트박물관 홈페이지=연합뉴스

이스라엘의 한 박물관에 전시됐던 3500년 된 항아리가 4살짜리 아이의 실수로 산산조각이 났다.

영국 BBC 방송은 2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하이파에 위치한 헤흐트 박물관에서 기원전 2200년에서 1500년 사이의 청동기 시대에 제작된 항아리가 4살 아이의 실수로 파손되는 일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박물관 측은 해당 유물을 보호물 없이 직접 볼 때 특별한 매력이 있다고 보고, 가림막 등을 설치하지 않은 채 전시해 왔다.

4살 아이는 박물관 입구 근처에 있던 해당 유물을 잡아당겨 떨어뜨렸다. 아이의 아버지 알렉스는 "아들이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궁금해서 항아리를 살짝 잡아당겼는데 항아리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알렉스는 "처음에는 내 아이가 저지른 일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이가 깨진 항아리 옆에 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아들을 진정시킨 후 박물관 관계자에게 파손 사실을 알렸다"고 덧붙였다.

박물관은 사고 며칠 후 알렉스 가족을 박물관 투어에 다시 초대했다. 박물관은 전시품을 고의로 파손할 경우 경찰 조사 등 엄중한 결과를 초래하지만, 이번 경우는 '호기심 많은 어린아이의 실수'로 인한 것으로 이에 따른 대응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물은 현재 복원작업 중이다.

알렉스는 "파손된 항아리가 복원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안도감을 느꼈다"며 "하지만 여전히 박물관 측에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물관은 이번 사건 후에도 보호물 없이 유물을 전시하는 자신들만의 전통을 이어갈 계획이다. 헤흐트 박물관은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 대학 내에 있으며 고대 유물과 예술품을 수집하고 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