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탄하지 않은 대구·경북 행정 통합…결국 무산될 듯

김재산 2024. 8. 28.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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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행정 통합이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봉착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27일 대구경북통합논의 무산을 공식 선언한데 이어 28일 입장문을 내고 통합논의 과정을 비판한 경북도의회 의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27일 열린 경북도 도정질의에서 행정통합에 대한 강한 비판이 있었으며, 특히 도의회 의장은 대구시장에 대해 도를 넘는 인신공격성 발언을 했다"며 "경북도의장은 막말을 사과하고 의장직을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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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 논의 무산 공식 선언에 이어 경북도의장 사퇴 요구
홍준표 대구시장(왼쪽)과 이철우 경북지사. 대구시, 경북도 제공

대구·경북 행정 통합이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봉착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27일 대구경북통합논의 무산을 공식 선언한데 이어 28일 입장문을 내고 통합논의 과정을 비판한 경북도의회 의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27일 열린 경북도 도정질의에서 행정통합에 대한 강한 비판이 있었으며, 특히 도의회 의장은 대구시장에 대해 도를 넘는 인신공격성 발언을 했다”며 “경북도의장은 막말을 사과하고 의장직을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대구시는 “경북도의회에서 이런 조치가 있을 경우, 통합논의를 재개할 여지가 있음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이보다 앞서 홍 시장은 전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오늘 경북도의회가 대구시장 성토장이 된 것은 유감”이라며 “도의회 동의는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더 이상 통합논의는 장기과제로 돌리고 우리는 대구혁신 100에만 집중하는 게 대구·경북의 갈등을 수습하는 방안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간 대구·경북 통합을 지지해주신 시·도민들에게 송구스럽고 죄송스럽다”며 “지난 3년간 끌어오던 지방행정 개혁이 생각이 서로 달라 무산된 것은 참 아쉽다”고 말했다.

앞서 홍 시장은 이철우 경북도지사에게 28일까지 대구시가 제시한 통합안에 대한 수용 여부를 밝혀달라고 요구했고, 이 지사는 현재 쟁점인 시·군 권한과 청사 문제를 9월 말까지 결론 내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날 열린 경북도의회 제349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홍 시장에 대한 비판성 발언이 나오고 통합 여부에 대한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라 나오면서 홍 시장이 협상 시한을 하루 앞두고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형식 경북도의원은 도정질문에서 “지금 추진되는 행정통합은 시도민 없이 두 단체장만의 대화로 2026년 7월 통합자치단체 출범만을 목표로 마치 속도전 하듯 졸속으로 추진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히 반대한다”며 “왜 이렇게 서두르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도민 의견수렴을 통해 통합의 정당성을 확보해야 하고 이를 위해 주민투표를 실시해 도민 의견이 통합과정에 주축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의원은 “도지사와 시장 간 엇박자로 행정력은 낭비되고 있고 결국 도민들은 행정통합이라는 대의보다는 두 단체장의 정치적 전략에 놀아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단체장 간 일방적 통합이 무산될 경우 책임론도 제기했다.

하지만, 이 도지사는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난관이 있더라도 계속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통합의 가능성은 열어 두고 있다.

이 지사는 홍 시장이 공식 무산을 선언한 이후 입장문을 내고 이 같이 강조했다.

이 지사는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저출생 등 우리나라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국가 대개조 사업”이라며 “수도권 일극체제를 벗어나 다극체제를 만들어 지방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대구경북이 앞장서서 행정통합을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또 “행정통합은 다양한 분야가 서로 얽혀 있는 매우 복잡한 문제로 진행 과정에 난관이 있을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합의와 조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제기돼 온 문제보다 더 큰 난관이 있을 수 있지만 서로 협의하며 조정하는 가운데 난관을 극복하고 미래세대를 위해 대구·경북 통합의 길을 열어가자”고 호소했다.

경북도의회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행정통합에 대해 시․도민의 찬반은 있을 수 있지만, 합의라는 전제가 중요한 행정통합이라는 큰 아젠더가 한 명의 광역단체장의 독단으로 이루어지고 폐기하는 대구시의 이러한 행태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고 민주주의 기본인 ‘절차와 협치’라는 큰 틀에서 행정통합에 대한 절차를 진행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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