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개딸 공격에도 이재명에 쓴소리…김경수와 연대설도 [who&why]
22대 총선 후 정치권과 거리를 두던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이재명 대표 체제를 향해 쓴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는 26일 CBS라디오에서 “전당대회 과정에서 국민 눈높이와 다른 모습이 드러났다”며 “이재명 대표가 90%에 가까운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해서 국민적 감동을 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가 유연한 리더십을 보이는 게 차기 대선에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라며 “언제까지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고 대한민국 공동체를 책임지겠다고 할 거냐”라고도 했다. 이 대표가 지난 18일 역대 최고득표율(85.4%)로 연임에 성공한 뒤 당내에서 공개적으로 나온 첫 고언(苦言)이었다.
김 전 총리의 발언이 알려지자 강성 지지층인 개딸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처남(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이 뉴라이트라서 저런다”는 식의 인신공격성 글을 올렸다. 일부는 김 전 총리가 한나라당 소속이던 2000년 16대 총선(경기 군포)에서 처음으로 금배지를 달았다가 2003년 열린우리당(현 민주당) 창당 때 합류한 점을 지적하며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총리는 지난 22대 총선 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당시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이자 “후보 재검증을 해야 한다”고 이 대표에게 요청했다. 양 후보를 찾아가서는 “수습할 수 있는 건 당신뿐”이라며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비명계 인사는 “당시 국민 눈높이를 고심한 건 김 전 총리뿐이었다”고 회상했다.
4선 의원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행정안전부 장관과 국무총리를 지낸 김 전 총리는 범(汎)친문계로 분류된다. 일각에선 최근 복권된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의 연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독일 베를린에 머무는 김 전 지사는 11월 귀국할 예정이다.
김 전 총리는 “김 전 지사는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의 가장 신뢰받는 참모”라며 “민주당의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10월로 예상되는 이 대표의 위증교사 및 공직선거법 위반 1심 판결 결과에 따라 김 전 총리의 정치적 공간이 넓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비명계 재선 의원은 “김 전 의원이 최근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 재판 이후 중립 성향으로 돌아설 수 있는 현역을 아우르겠다는 의도 아니겠는가”라며 “특히 22대 총선에서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현역과 접점을 만든 점을 활용하고자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 전 총리는 다음 달 서울 광화문에 정책연구소를 낸다. 노무현·문재인 정부 정책을 계승하고 ‘김부겸표’ 정책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노무현표 종합부동산세, 문재인표 금융투자소득세 수정을 외치는 이 대표와는 확연하게 다른 행보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 전 총리가 차기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면서 뜻이 맞는 사람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다만 오랜 원외 생활로 세를 모으기 어려울 거라는 관측도 있다. 친명계 인사는 “김 전 총리의 인품을 존경하는 이들은 많지만, 정치 전면에 나섰을 때 얼마나 호응을 얻을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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