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2’ 김민하·이민호 “전 세계 모녀 이야기… 위로 전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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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선자(윤여정)는 친구와 함께 모종을 옮겨 심으며 이렇게 말한다.
지난 23일 애플tv플러스에서 공개된 '파친코' 시즌2는 이 모종처럼 일본 오사카에 옮겨 심어진 선자네 가족이 주변에 함께 뿌리를 내린 사람들과 서로를 붙들고 견디며 살아내는 모습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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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이민 가족 살아내는 모습 그려
“힘들어도 희망 놓지 말자는 주제”
노년의 선자(윤여정)는 친구와 함께 모종을 옮겨 심으며 이렇게 말한다. “옮겨 심어도 살까요? 잘 된 적이 없어서요.” 식물이든 사람이든 나고 자란 데를 떠나 새로운 곳에서 뿌리를 내리고 사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선자는 모종에서 자기 모습을 봤을지 모른다. 하지만 선자는 때때로 흔들리면서도 하나씩 잎을 피워낸다.
지난 23일 애플tv플러스에서 공개된 ‘파친코’ 시즌2는 이 모종처럼 일본 오사카에 옮겨 심어진 선자네 가족이 주변에 함께 뿌리를 내린 사람들과 서로를 붙들고 견디며 살아내는 모습을 그린다. 50여년이 흘러 노년이 된 선자가 일본에서 나고 자란 손자 솔로몬(진하)과 충돌하거나 서로를 이해해나가는 모습도 담겼다.
‘파친코2’의 공개를 앞두고 젊은 선자와 그를 물밑에서 도와주는 냉철한 사업가 한수를 연기한 김민하와 이민호를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이민호는 “최근 뉴욕에서 진행된 프리미어 행사에 참석했을 때 콘텐츠의 힘이 크다는 걸 느꼈다”며 “나이대도, 인종도 다양한 사람들이 ‘파친코2’를 보며 눈물을 훔치는 걸 봤다. 이민자뿐 아니라 엄마와 딸, 그 딸이 다시 엄마가 되는 이야기가 시대와 나라를 초월해 공감을 끌어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미국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에서 최우수 외국어 드라마상을 수상한 ‘파친코’는 전 세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 역시 한국을 넘어 세계에서 주목받는 배우로 떠올랐다. 김민하는 “어떻게 하면 들뜨지 않고 나를 잘 유지하면서 사람들을 위로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며 “세상 모든 선자에게 상처를 주지 말아야겠다는 마음뿐 아니라,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선자의 세월을 캐릭터에 부담스럽지 않게 녹여낼 방법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파친코2’에서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선자는 모성애가 두드러진다. 아들 노아의 성공을 위해 자신의 꿈은 나중으로 미루는 식이다. 김민하는 이런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엄마와 할머니에게 도움을 청했다고 했다. 그는 “엄마에게 ‘날 왜 이렇게 좋아해?’ 했더니 ‘너니까’라고 하시더라. 그 말이 맞더라. 무슨 이유가 필요하겠는가”라며 “엄마의 그 말이 도움이 많이 됐다”고 했다.
‘파친코’는 한국의 비극적 역사를 관통하는 이민자의 삶을 다뤘지만 캐나다에서, 외국 자본으로 제작됐다. 하지만 그 시절 한국과 일본의 모습을 실제와 같이 재현해냈다. 배우들은 거대한 세트장뿐 아니라 작은 소품들까지 실제처럼 구현돼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었다.
김민하는 “선자네는 일본에 살지만 한국식으로 생활한다. 밥상을 차리는 예절이 대표적”이라며 “우리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게 당연한데, 외국은 그렇지 않아서 이런 문화 등을 감독, 작가들과 계속 얘기하며 장면에 녹여냈다”고 회상했다. 이민호는 “세트장에 구현된 영도 시장엔 생선부터 해산물이 전부 살아있는 것들이었다. 비린내부터 정취까지, 캐나다인데도 그냥 몰입되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김민하는 “‘파친코2’는 정말 힘든 상황 속에서도 각자의 희망을 놓지 말라는 게 가장 큰 주제”라며 “최악의 상황이라 느껴질 때도 항상 누군가가 옆에 있고, 그들이 손을 잡아줄 수 있다는 그런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파친코2’는 지난 23일 1회 공개를 시작으로, 매주 금요일 한 회차씩 총 8개 회차가 공개된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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