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범죄의 온상 된 텔레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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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화가 양화를 구축했다'는 말이 요즘 가장 적절해 보이는 곳은 텔레그램 아닐까.
2013년 파벨 두로프 형제가 만든 텔레그램은 익명성과 보안성을 강화하며 서민의 권력에 대한 저항 플랫폼으로 각광을 받았다.
가장 심각한 것은 텔레그램의 범죄 소굴화다.
마침 텔레그램을 통한 각종 범죄를 방관한 혐의로 창업자 두로프가 프랑스 당국에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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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화가 양화를 구축했다’는 말이 요즘 가장 적절해 보이는 곳은 텔레그램 아닐까. 2013년 파벨 두로프 형제가 만든 텔레그램은 익명성과 보안성을 강화하며 서민의 권력에 대한 저항 플랫폼으로 각광을 받았다. 2018년 이란 민주화 시위, 2019년 홍콩 ‘우산혁명’의 메시지와 정보가 오고가는 통로였다. 우리나라에서도 2014년과 2016년 박근혜정부의 사찰 우려가 커지자 많은 네티즌들이 표현의 자유를 외치며 텔레그램으로 망명하는 일이 벌어졌다.
어느 순간 텔레그램은 힘 있는 이들의 ‘그들만의 리그’ 창구가 돼 버렸다. 정치권과 정부, 기업 고위 인사들의 단톡방은 카카오톡에서 텔레그램으로 바뀐 지 오래다. 윤석열 대통령이 여당 대표 직무대행과 사적인 대화를 나누다 들통난 곳도, 구순의 김장환 목사에게 우파 내용의 유튜브를 첨부해 보낸 곳도 텔레그램이다. 코로나에 걸려 입원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텔레그램을 통해 당무 현안을 보고받고 있다. 텔레그램 가입 여부가 사회적 신분을 알려준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가장 심각한 것은 텔레그램의 범죄 소굴화다. 국내 마약의 유통·판매는 대부분 텔레그램에서 이뤄진다. 성 착취 동영상을 제작·유포해 징역 42년형을 받은 ‘n번방 사건’ 주범 조주빈의 주 무대가 텔레그램이었다. 해외에서도 텔레그램이 테러, 마약, 극단주의, 아동 성매매 등 범죄 공간으로 활용돼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최근 여학생, 여군 등에 대한 딥페이크(이미지 합성) 음란물이 텔레그램에서 광범위하게 유통돼 충격을 주고 있다. 3년 전부터 n번방 방지법이 시행됐음에도 이렇다. n번방의 온상인 텔레그램이 법 적용 대상에서 빠진 게 문제 아니었나 싶다. 마침 텔레그램을 통한 각종 범죄를 방관한 혐의로 창업자 두로프가 프랑스 당국에 체포됐다. 국내외적으로 텔레그램의 악화를 몰아내고 양화를 키우자는 공감대가 세워졌으면 한다. 한국의 권력자들도 텔레그램 성역 쌓기에 재미를 붙이기보다 서민과의 열린 소통에 좀 더 관심을 가질 때다.
고세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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