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 중재 나선 한동훈… ‘당정 갈등’ 새불씨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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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꽉 막힌 '의정 갈등'을 풀기 위한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대통령실이 의정 갈등 사안의 키를 쥔 상황에서 집권여당이 문제 해결에 개입할 공간을 넓히려하는 것이다.
한 대표의 이런 행보의 배경으로는 의정 갈등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여당이 중재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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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불안감 해소 해결책 필요”
대통령실 “증원 방침 변경 없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꽉 막힌 ‘의정 갈등’을 풀기 위한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대통령실이 의정 갈등 사안의 키를 쥔 상황에서 집권여당이 문제 해결에 개입할 공간을 넓히려하는 것이다. 한 대표로서는 갈등 중재 리더십을 부각하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자칫 또다른 당정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대표는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의료개혁의 본질과 동력을 유지하되, 국민 건강이라는 절대적 가치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덜어드리기 위해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간 구체적 중재안을 밝히는 데 신중하던 한 대표는 지난 25일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제안했던 ‘2026학년도 의대정원 증원 유예안’도 비교적 소상히 공개했다. 한 대표는 “2025년에는 입시요강으로 발표된 증원을 시행하되, 2026년에는 2025년에 현원 3000명의 수업 미비로 인한 증원분까지 합한 7500명을 한 학년에서 교육해야 하는 무리한 상황을 감안해 증원을 1년 유예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 좋은 대안이 있다면 더 좋겠다. 국민 건강에 대해 큰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의정 갈등 장기화 국면에서 계속해 역할을 찾는 중이다. 지난 20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과 비공개 면담을 했으며, 28일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을 소집해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
한 대표의 이런 행보의 배경으로는 의정 갈등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여당이 중재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지도부 한 인사는 통화에서 “현재 의료계와 정부는 서로 대화도 하지 않는 실정”이라며 “그래서 당이 비공개로 의료계 입장을 듣고, 중재안이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이번 사안에 개입할 정치적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해석도 있다. 또 다른 지도부 관계자는 “의정 갈등과 관련해 당이 움직일 수 있는 ‘룸’을 주지 않으니, 한 대표가 제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통령실과 한 대표가 각을 세우는 모양새가 되면서 당정 갈등의 또다른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통령실은 이미 확정된 의대 증원 방침에 변경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내부에서는 한 대표의 ‘증원 유예안’이 불쑥 공개된 데 대한 강한 불만 기류도 읽힌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의대정원 증원폭은 의료계와 1년간 논의한 것”이라며 “1년간 외면하다가 증원이 굳어지니 ‘못 받아들이겠다’고 나오는데, 정부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고령인구 증가와 지역 및 필수의료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의사증원이 불가피하고, 증원 문제에서 정부가 물러선다면 의료개혁은 불가능하다는 인식이다. 이 관계자는 “의사단체는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고 하지만, 의사도 국민은 못 이긴다고 단언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수 이경원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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