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이후 처음' LG, '9경기 1.48' 지긋지긋했던 벤자민 공포증 드디어 깼다 [IS 잠실]
윤승재 2024. 8. 27. 21:17
LG 트윈스가 '천적' 웨스 벤자민을 드디어 무너뜨렸다.
LG는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서 6-1로 승리했다.
상대 선발 벤자민을 무너뜨린 게 컸다. 벤자민은 2022년 KBO리그 입성 이후 LG전 9경기에서 5승 1패 평균자책점(ERA) 1.48(54와 3분의 2이닝 9자책)로 철벽 같은 모습을 보였던 투수.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5이닝 4실점으로 벤자민을 공략한 바 있지만 올해 다시 3경기 평균자책점 ERA 1.47로 약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벤자민의 난조와 수비 실책 등 작은 균열을 놓치지 않고 대량 득점으로 만들어냈다. 벤자민이 정규시즌에 4실점 이상 내준 건 지난해 5월 16일 6이닝 5실점이 처음이자 마지막. 그마저도 자책점은 1점으로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한 기록이었고, 오히려 승리투수가 된 날이었다. 그러나 이번 경기는 벤자민도 KT 수비도 모두 흔들렸다.
2회 초 1사 만루 위기를 넘긴 LG는 2회 말부터 벤자민을 흔들었다. 1사 상황에서 김현수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다. 이후 박동원의 안타로 1, 2루를 만든 LG는 오지환의 땅볼로 병살 이닝 종료가 되는 듯했으나, 상대 수비 실책이 나오면서 오히려 1점을 벌었다. 공을 잡은 2루수 오윤석이 유격수 심우준에게 다소 애매하게 송구했고, 심우준이 이를 받지 못했다. 공은 2루를 지나 외야로 공이 흘렀고, 그 사이 2루주자 김현수가 홈까지 내달렸다. 오지환도 2루에 안착하면서 2,3루가 됐다.
이후 LG는 박해민의 유격수 앞 땅볼로 홈으로 쇄도하던 박동원이 태그아웃을 당하며 흐름이 끊기는 듯했다. 하지만 LG는 빠른 발과 상대 포수의 적은 경험을 잘 이용하며 추가 득점했다. 박해민이 2루 도루를 시도했고 이를 KT 포수 조대현이 빠른 송구로 이를 저지했으나 3루주자 오지환이 홈까지 쇄도해 득점했다. 박해민은 2루 앞에서 런다운에 걸렸지만 주자가 홈으로 들어갈 시간을 벌어주면서 2-0을 만들었다.
분위기를 살린 LG는 3회 말 2점을 더 뽑아냈다. 1사 후 홍창기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쳐냈고, 이어진 2사 3루에선 오스틴 딘이 같은 코스의 3루타를 때려내며 점수차를 벌렸다. 이후 문보경이 초구 안타로 4-0을 만들었다. 벤자민의 실점은 4점, 자책점은 2점으로 기록됐다.
LG는 5회에도 선두타자 출루로 분위기를 살렸다. 홍창기가 벤자민을 상대로 9구 승부를 끌어낸 끝에 빠른 발로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어진 신민재의 타석 때 런앤히트 사인이 나왔는지 신민재의 헛스윙 뒤에 홍창기가 도루 저지를 당하며 흐름이 끊겼다. 이후 신민재가 2루수 땅볼 실책으로 출루하며 기회를 살리고 오스틴의 안타로 1, 2루를 만들었지만 이후 두 타자가 외야 뜬공으로 물러나며 점수를 올리진 못했다.
하지만 벤자민 공포증에서 탈출하는 데는 성공했다. 벤자민을 5이닝 만에 강판시키면서 4연전 첫 경기부터 KT의 불펜진을 빠르게 가동시켰다. LG는 7회 초 실책으로 한 점을 내주긴 했으나, 7회 말 신민재와 문보경의 연속 2루타로 2점을 추가하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LG 선발 임찬규는 6이닝 3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홍창기가 3안타, 오스틴과 문보경이 2안타로 맹활약했다. KT는 황재균이 3안타 맹타를 휘둘렀지만 다른 타자들이 도와주지 못하면서 패했다.
잠실=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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