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구급차 분만…응급실 퇴짜에 100km 거리 병원 가던 중 출산
응급 분만을 잇달아 거부당한 산모가 결국 구급차에서 출산하는 일이 또 벌어졌다.
27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충남 서산의 산모는 진통을 느껴 이날 오전 5시께 응급실을 찾아 나섰다. 진통이 3분 간격으로 오는 등 출산이 점점 임박했음에도 응급 분만을 감당할 수 있는 병원을 찾지 못했다. 의료진과 구급대가 서산에서 가까운 충청 지역 병원을 물색했지만 당장은 분만이나 수술이 불가하다며 환자를 거두지 못했다.
결국 오전 5시 40분쯤 약 100㎞ 거리의 수원 성빈센트병원으로부터 입원 안내를 받았다. 산모는 이날 오전 6시 20분쯤 성빈센트병원으로 향하는 구급차 안에서 출산했다. 오전 7시쯤 병원에 도착한 산모와 아기는 후속 처치를 받았다. 다행히 산모와 아기는 건강한 상태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립이 지속되면서 의료 대란은 점점 피부로 와 닿고 있다. 의료 시스템에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응급 환자 대응에 구멍이 생기고 있다. 지난 15일에도 충북 음성의 산모가 구급차에서 아기를 낳았다. 또 서울의 대형 병원 역시 응급실에서 환자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안과, 서울아산병원은 정형외과 응급수술이 불가능하다고 공지했다. 또 서울성모병원은 혈액내과 진료가 세브란스병원은 외상 환자 진료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편 대통령실은 26일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에 관해 적극 설명했다. 의료공백 사태가 길어지며 응급 환자가 여러 병원 응급실을 찾아다니는 피해 사례가 잇따라 보도되자 직접 진화에 나선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일부 응급실이 단축 운영하고, 온전하게 운영되지 못하는 사례가 있지만 관리 가능한 상황"이라며 "사실 응급실 뺑뺑이는 의대 증원 문제 불거지기 전부터 누적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응급실 뺑뺑이는 기본적으로 의사 부족 문제가 깔려 있다"며 "여기에 더해 경증 응급 환자가 (동네병원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상급병원에서 치료받는 것, 지나치게 저수가여서 보상이 불충분한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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