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도 먹거리는 챙긴다...'ABC+'에 6.2조 투입 [세종브리핑]
[한국경제TV 박승완 기자]
<앵커>
내년도 정부 예산이 올해보다 3.2% 늘어난, 677조 원 규모로 편성됐습니다. 증가폭이 2년 연속 3% 안팎에 불과할 정도로 고강도 긴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종스튜디오 연결합니다. 박승완 기자. (네, 세종스튜디오입니다.) 먼저 내년 예산안 전체 규모부터 살펴보죠?
<기자>
정부가 계획한 2025년 전체 지출액은 677조 4천억 원입니다. 올해보다 3.2%, 20조 8천억 원 많은데요. 지난해와 비교한 올해 증가율은 2.8%였는데, 2년 연속 3% 내외로 묶은 겁니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보건·복지·고용 분야 지출이 36.8%로 가장 높고요. 이어 일반·지방행정, 교육, 국방 등의 순으로 많은 돈이 들어갑니다. 증가율로 따지면 R&D 예산이 가장 많이 늘었고, 환경, 외교통일 분야가 뒤를 이었습니다.
반면 SOC는 유일하게 지출을 줄일 계획인데요.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건설이 끝난 도로·철도 노선이 많고, 신규 노선은 비교적 적은 돈이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오늘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정부 5년 동안 나라빚이 400조 원이나 늘어 일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가뜩이나 인구 고령화로 경제 활력은 떨어지고 돈 쓸 곳은 많아지고 있는데, 나라 살림 꾸리기가 만만치 않겠습니다.
<기자>
정부는 내년에 거둬들일 세금이 올해보다 15조 이상 늘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전해를 기준으로 매겨지는 법인세 특성상, 올해 기업들의 실적 호조가 내년도 세수 증가로 이어질 거란 전망이죠.
앞서 살펴봤듯 지출은 관리하고, 수입은 늘어나며, 나라 살림살이 적자는 14조 원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이리되면 내년부터 GPD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3% 이내로 들어오는데요.
장기적으로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 역시 50% 수준에서 관리합니다. 미래세대에게 천조 원이 훌쩍 넘는 국가채무를 넘겨줘선 안 된다는 판단이죠.
윤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 들어보시죠.
[윤석열 / 대통령 :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서 비효율적인 부분은 과감하게 줄이고, 꼭 써야 할 곳에 제대로 돈을 써야 합니다. 건전재정은 우리 정부가 세 번의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지켜온 재정의 대원칙입니다.]
다만 내년도 예산안에는 올해 세수 펑크가 반영되지 않아서 더 들어와야 할 세금이 늘어날 거란 점, 또 내년 정부가 깎아주는 세금 역시 역대 최대로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쉽지 않을 거란 우려가 나옵니다.
<앵커>
재정 압박이 클수록 더 필요한 곳에, 더 효율적인 지출하는 게 중요할 텐데, 투자자 관점에서 내년도 예산안 가운데 눈여겨 볼 분야가 있을까요?
<기자>
먼저 체코를 시작으로 원전 수출 붐을 띄우기 위해 1천억 원 규모의 펀드를 꾸립니다. 이와 함께 차세대 원전 등 연구개발(R&D)과, 해외 진출을 위한 홍보 역량 강화에도 예산이 잡혔습니다.
올해 역대급 수출 실적이 예상되는 방산 분야에 대해서도 펀드 조성과, 수츨보증 공급이 이뤄집니다. 이에 더해 대규모 한류콘서트를 시작으로, 음식과 뷰티를 아우르는 K-콘텐츠까지를 새로운 수출주력산업으로 키우겠다는 게 정부 계획입니다.
기존 주력 산업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을 기울여 초격차를 만들 각오인데요. 소위 AI와 바이오, 반도체를 뜻하는 Chips의 머리글자와 2차전지 등 첨단산업을 아울러 ABC+라고 하죠.
먼저 반도체 투자 기업에 낮은 금리로 자금을 대주고, 용인 산단을 지나는 국도를 넓히는 등 인프라 지원에도 속도를 냅니다. 이에 더해 AI와 바이오, 양자기술 등 3대 게임체인저에서의 기술주권을 세웁니다.
국민적 불안이 커지는 전기차 화재에는 스마트제어 충전기 보급을 늘려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최상목 부총리 세종 청사 브리핑입니다.
[최상목 /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국가연구개발 예산은 전면적인 DNA혁신 토대하에서 3대 게임체인저, 12대 전략기술 등을 중심으로 총 예산규모를 23년 29조 3천억 원보다 높여 역대 최대인 29조 7천억 원까지 확대했습니다.]
<앵커>
부동산 역시 우리 경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입니다. 내년도 예산안에는 어떤 내용들이 담겼습니까?
<기자>
내년 정부는 분양 10만, 임대 15만 2천 등 전체 25만 2천 가구의 공공주택을 공급합니다. 올해 20만 5천보다 4만 7천 가구를 더 내놓는 셈이죠. 역대 가장 많은 규모인데, 앞선 정부들과 비교하면 최대 13만 호 증가한 수준입니다. 윤석열 정부가 계획 중인 연 평균 공공주택 공급 물량은 20만 호입니다.
2025년 예산안은 앞서 발표됐던 저출산 관련 대책들도 총망라합니다. 일·가정 양립 지원을 위해 육아휴직급여를 250만 원으로 올리고, 휴직자의 일을 대신 맡아주는 동료에게 '업무분담 지원금'을 줍니다.
뜨거운 감자인 배달비 관련 내용도 눈에 띄는데요. 소상공인들에게 연간 30만 원, 매달 2만 5천 원 수준의 배달비를 지원할 계획인데, 배달앱 수수료 때문에 업주들의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 있지만 실효성이나 방법을 두고 논란이 예상됩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승완 기자 pswa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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