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번, 미 대선 앞두고 첫 방중…"미·중 정상회담 빈손 가능성"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27일 중국을 처음 방문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일정을 조율하기 위한 행보로 관측됐다. 미 국가안보보좌관이 방중하긴 2016년 수전 라이스 당시 보좌관 이후 8년 만이다.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에 따르면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오후 베이징 공항에 도착했다. 양타오(楊濤) 중국 외교부 북미대양국장과 니콜라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가 공항에서 그를 맞았다.
백악관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부터 사흘간 왕이(王毅) 중국 중국공산당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등과 연쇄 회동을 한다. 방중 기간 설리번 보좌관이 시 주석을 면담할 가능성도 있다.
양측은 오는 11월 셋째 주에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위해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도 설리번 보좌관과 왕 주임이 9월에 만난 이후 두 달 만에 시 주석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정상회담을 가졌었다.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방중 예상도 나온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베이징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설리번 보좌관은) 이번 방중 기간 바이든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제안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루샹(盧翔) 중국사회과학원 선임연구원은 바이든의 방중 정상회담 시기를 미 대선(11월 5일) 이후로 내다봤다. 루샹 연구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방중하지 않는다면 지난 수십 년간 중국을 방문하지 않은 유일한 미국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임기 말 중국을 방문함으로써 정치적인 입지를 다질 것”이라고 신문에 말했다.
미·중 수교 이후 임기 중 중국을 찾지 않은 건 지미 카터 전 대통령(1977~81년 재임)이 마지막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상원의원과 부통령을 거치며 중국을 4차례 방문했지만, 2021년 대통령 취임 이후엔 방중한 적이 없다. 반면 시 주석은 2012년 집권 이후 5차례 미국 땅을 밟았다.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되더라도 “상징적인 의미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중 관계 전문가인 스인훙 (時殷弘)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날 바이든 대통령이 차기 행정부를 대신해 중국과 새로운 약속을 할 가능성은 작다”고 짚었다.
양국의 최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신경전도 치열하다. 최근 미국은 연방관보 공지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중국 기업 42곳을 수출 통제 대상으로 새롭게 지정했다. 수출 통제 명단에 오르면 미 기업들은 해당 기업과 거래하려면 미 당국의 특별승인을 얻어야만 한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27일 사설에서 “전략적 소통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려면 ‘올바로 듣는 법’부터 알아야 한다”며“중국을 처음 찾는 설리번 보좌관이 중국의 이야기를 경청해서 양국 간 올바른 이해를 확립하는 게 이번 방중의 성공을 평가하는 기준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도 지난 25일 성명에서 “(이번 회담을 통해) 미·중 간 전략적 인식과 국가 안보, 경제 활동을 둘러싼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며 "대만 문제와 전략적 안보와 관련, 미국 측에 심각한 우려와 엄중한 입장을 표명해 엄격한 요구사항을 제시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이도성 특파원 lee.dos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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