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째 총리 임명 못하는 佛…마크롱 “좌파 정부 안돼”

김이현 2024. 8. 2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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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조기 총선에서 제1당을 차지한 좌파 연합에 총리 자리를 넘기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극우 국민연합(RN) 지도부와 면담한 뒤 "좌파 정부는 의회 내 다른 모든 집단으로부터 반대에 직면할 것"이라며 "제도적 안정성을 고려해 좌파 정부 옵션을 선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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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연합 1당 차지했지만 과반 미달
사회당 등 온건 좌파 분열 노리지만
연합 구성원 “회담 참여 거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25일 파리 해방 80주년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조기 총선에서 제1당을 차지한 좌파 연합에 총리 자리를 넘기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좌파 연합의 의석이 과반에 미달한다는 이유에서다. 프랑스 정국의 혼란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극우 국민연합(RN) 지도부와 면담한 뒤 “좌파 정부는 의회 내 다른 모든 집단으로부터 반대에 직면할 것”이라며 “제도적 안정성을 고려해 좌파 정부 옵션을 선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초 총선에서 1당에 오른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은 지난달 23일 루시 카스테트(37) 파리시 재무국장을 총리 후보로 결정했다. 하지만 NFP가 보유한 의석은 과반(289석)에 한참 모자란 193석에 불과하다. 160여석을 보유한 여권 중도연합 앙상블이나 140여석을 얻은 RN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언제든 정부가 무너질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총리 임명권을 가진 마크롱 대통령은 이달 23일부터 각 정당 대표자들과 만나 총리 인선 문제 등을 논의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NFP 내 극좌 정당인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를 제외한 사회·녹색·공산당에 “다른 정치 세력과 협력할 방법을 제안하라”고 압박했다. 극좌·극우를 제외한 대연정을 통해 정국 주도권을 유지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면서 총리 임명을 위한 새로운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LFI 뿐 아니라 RN 등 극우 성향 정당과는 추가 회담을 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총리 후보로 우파 공화당 출신인 자비에 베르트랑 전 노동장관이나 사회당 출신 베르나르 카즈뇌브 전 총리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NFP는 카스테트 후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마크롱 대통령이 제안한 추가 회담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마린 통들리에 녹색당 대표는 “선거를 도둑맞았다”고 반발했으며 올리비에 포르 사회당 대표 역시 “민주주의 패러디에 참가하진 않겠다”고 했다. 특히 장뤼크 멜랑숑 LFI 대표는 “대통령이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반발하며 대통령 탄핵안 제출을 경고했다.

총리 선임 지연이 늦어지면서 내년도 예산안 편성을 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재 프랑스 내각은 가브리엘 아탈 총리 등 지난달 사임을 선언한 기존 인사들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21일 내년도 예산안 동결을 추진하면서 좌파 등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프랑스24 방송은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는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제출 시한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라 (총리 지명에 대한) 압박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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