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정상 노리는 U-18 야구대표팀…박계원 감독 “1차 목표는 결승 진출”
“마운드와 타선 모두 전력이 뛰어납니다. 충분히 우승을 노려볼만 합니다.”
지난 26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만난 박계원(54) 18세 이하(U-18) 야구대표팀 감독은 이렇게 힘주어 말했다. 아시아 패권 수성을 노리는 박 감독은 “대만과 일본을 잡아 한국 청소년 야구의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출사표를 올렸다.
한국은 다음달 2일부터 8일까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제13회 U-18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한다. 아시아 야구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이 대회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대만, 필리핀, 홍콩, 태국,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 8개국이 참가한다.
한국은 1996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2회 대회에서 처음 정상을 밟은 뒤 2003년과 2009년, 2014년 차례로 우승했다. 이어 2018년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12회 대회를 제패하며 통산 5차례 우승을 달성했다. 당시 대회에선 현패 KBO리그에서 활약 중인 김대한과 김기훈, 김창평, 이교훈, 정해영, 원태인 등이 멤버로 뛰었다. 이를 끝으로 대회는 6년간 열리지 않다가 올해 다시 개최가 결정됐다.
6번째 정상 등극을 노리는 한국은 고등학생 선수들로 최정예 명단을 꾸렸다. 마운드는 덕수고 정현우와 김태형, 전주고 정우주, 대구고 배찬승, 충암고 박건우 등 8명이 지키고, 강릉고 이율예와 부산고 박재엽이 안방을 책임진다. 또, 덕수고 박준순과 배승수, 유신고 심재훈, 휘문고 염승원, 대구상원고 함수호 등이 야수진을 이룬다. 유신고 외야수 오재원은 유일한 2학년 막내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지휘봉은 부산고를 이끄는 박계원 감독이 잡았다. 2022년 봉황대기와 지난해 황금사자기를 제패한 박 감독은 지도력을 인정받아 지난 4월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다. 코칭스태프로는 물금고 강승영 감독(수석코치), 장충고 송민수 감독(투수코치), 마산용마고 정호진 코치(배터리코치)가 합류했다.
지난 22일 부산에서 선수들을 소집해 울산과 기장 등지에서 훈련과 연습경기를 병행하고 있는 박 감독은 “현재까지 부상 선수가 없고, 연습경기 결과도 나쁘지 않아 선수단 분위기가 좋다. 어린 선수들이지만, 대회를 앞두고 몸을 잘 만들어 와서 전력 구상이 편해졌다”고 했다. 이어 “대략적인 라인업은 나왔다. 대만전과 일본전 등 중요한 경기에선 마운드는 정현우와 정우주, 배찬승, 김태형 등을 나눠 던지게 할 생각이다. 타순은 염승원과 오재원, 박준순이 1~3번을 맡을 확률이 높다. 내야진은 3루수 심재훈, 유격수 배승수, 2루수 박준순, 1루수 염승원으로 꾸리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선수들은 역시 정현우와 정우주다. 다음달 11일 예정된 2025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와 2순위 지명이 유력한 고교야구 최대어다. 박 감독은 “(정)현우는 몸을 잘 만들어 왔다. 연습경기 초반부터 시속 150㎞를 넘게 던지더라. 심성도 착해 이번 대회 마운드 리더로서 기대가 크다”고 설명했다. 정우주를 두고도 “허리가 조금 좋지 않지만, 그래도 컨디션이 거의 다 올라왔다. (정)우주까지 몸 상태가 100%로 된다면 마운드는 큰 걱정이 없다”고 했다.
한국은 대만, 파키스탄, 태국과 함께 A조로 묶였다. 먼저 다음달 2일 대만을 만나고, 3일 태국, 4일 파키스탄을 차례로 상대한다. 예선에선 상위 2개국이 슈퍼라운드로 진출하고, 예선 상대 전적과 슈퍼 라운드 성적을 합산한 상위 2개국이 결승전에서 우승을 놓고 다툰다.
박 감독은 “결국 대만전이 가장 중요하다. 이 경기를 잡으면 일단 슈퍼 라운드 진출이 확실해진다. 문제는 홈팀 대만의 텃세인데 전력은 우리가 우위라고 생각하는 만큼 총력전을 펼쳐 꼭 이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역 시절 롯데 자이언츠의 주전 내야수로 활약했던 박 감독은 대학교 3학년이던 1990년 마지막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다. 당시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이종범과 박정태, 김기태, 정민태 등이 활약한 한국은 3위를 기록했다.
이후 선수와 코치로는 태극마크와 연이 없다가 감독으로서 국가대표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태극마크의 무게감을 모처럼 느껴본다. 선수들에게도 평생 다시 달지 못할 청소년 태극마크의 소중함을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1차 목표는 결승전 진출이다. 그래야 내년 열리는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출전권을 확보한다. 일단 결승전까지 올라간 뒤 우승을 노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울산=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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