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 끝나지 않은 '티메프 공포'… 선대응이 최선이다

성기호 2024. 8. 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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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커머스를 비롯해 고객과 업체를 연결하는 온라인 중개 사업은 기본적으로 '자전거 타기'와 같습니다. 끊임없이 고객이 늘어 매출이 우상향을 그리거나, 투자 금액이 추가로 들어오지 않으면 중간에 넘어지는 것이죠. 쿠팡은 그 '자전거 타기'의 굴레를 벗어났다고 봐야 합니다."

티메프를 비롯해 최근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인테리어 판매 업체 알렛츠, 배달 대행 업체 만나코퍼레이션까지 온라인 중개 업체는 태생적으로 모두 비슷한 숙제를 안고 있고 이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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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커머스를 비롯해 고객과 업체를 연결하는 온라인 중개 사업은 기본적으로 ‘자전거 타기’와 같습니다. 끊임없이 고객이 늘어 매출이 우상향을 그리거나, 투자 금액이 추가로 들어오지 않으면 중간에 넘어지는 것이죠. 쿠팡은 그 ‘자전거 타기’의 굴레를 벗어났다고 봐야 합니다."

지난해 쿠팡의 첫 연간흑자 기록에 대한 의미를 묻는 질문에 한 유통 업계 관계자가 해준 설명이다. 그는 쿠팡과의 경쟁으로 어려워진 오프라인 유통 업계 관계자였지만 쿠팡의 첫 흑자에 대해 "e커머스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안정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사례"라며 함께 반가워했던 점이 인상적이라 기억에 남는다.

쿠팡에 대한 그의 칭찬은 역설적으로 티몬·위메프(티메프)가 불러온 정산 지연 사태를 예견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티메프를 비롯해 최근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인테리어 판매 업체 알렛츠, 배달 대행 업체 만나코퍼레이션까지 온라인 중개 업체는 태생적으로 모두 비슷한 숙제를 안고 있고 이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물건을 구매하거나 배달 서비스 등을 경험해 봤다면 이런 의문이 들었을 것이다. "온라인 업체는 오프라인 업체와 같은 물건을 파는데 어떻게 더 싸게, 더 편리하게 서비스를 할 수 있을까." 유통 업계에서는 이를 ‘자전거 타기’로 설명한다. 기본적으로 온라인 중개 업체는 최대 10% 정도를 할인해주거나 정립해주는 등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들을 유인한다. 여기에 배송료를 무료 등을 내세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온라인 중개 업체도 기업이고, 기업의 목적이 이윤 추구라면 이런 경쟁은 어떻게 이뤄지는 것일까.

정답은 ‘고객 돈’이다. 먼저 물건을 구매하는 고객에 대한 지원은 다음번에 물건을 구매하는 고객의 돈으로 막는 것이다. 다음 고객에 대한 지원은 그다음 고객의 돈으로 막는 방식으로 흘러가게 된다. 마치 페달을 밟지 않으면 넘어지는 자전거처럼 많은 업체가 끊임없이 계속 물건이 판매되거나 서비스가 이뤄져야 회사가 운영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생존을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매출을 계속 상승시킬 수밖에 없고, 투자금을 추가로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지는 것이다.

정부도 고객 돈으로 돌려막는 영업 방식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오는 9월15일부터 시행되는 개정된 ‘전자금융거래법’에 근거해 선불충전금 100%를 별도 관리 의무로 부담하게 하는 등 대안을 마련했다. e커머스 판 금산분리 법안으로, 쉽게 말해 고객 돈을 함부로 쓰지 말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것도 해결책으로 충분해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고객 돈으로 돌려막았던 업체들이 당장 다음 달 고객 돈을 회사와 100% 분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정산 지연사태도 9월 법안 시행을 앞두고 버틸 수 없는 업체들이 먼저 넘어졌다는 시각도 있다.

위메프 사태가 앞으로 더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는 이 같은 주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혼란이 예상되는 만큼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을 미리 세워야 한다. ‘투르 드 프랑스’ 레이스처럼 자전거가 운행하면서 지속해서 수리하는 방식 등을 동원해 연착륙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완만한 내리막길로 유도해 더 페달을 밟지 않아도 어느 정도 운행되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사이에 보완을 하면 된다. 자전거에 문제가 있다고 급정거시켜 넘어지는 결과가 나오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 그래야만 중개 업체의 직원들과 거래 업체들, 소비자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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