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에도 우승 못 했는데…광주에서 ‘V12’하면 눈물 날 것" '귀한 우타 거포' 변우혁 믿고 키워봅시다 [현장인터뷰]
(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KIA 타이거즈에 '귀한 우타 거포' 내야수 변우혁이 드디어 알을 깰 수 있을까. 우선 후반기 들어 변우혁의 타격 흐름은 분명히 긍정적이다.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보여준 변우혁은 학창 시절에도 못 해본 우승을 향한 간절한 마음을 내비쳤다.
변우혁은 올 시즌 5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0, 39안타, 4홈런, 14타점, 출루율 0.352, 장타율 0.477를 기록했다. 변우혁은 지난 6월 28일 1군 등록 뒤 2개월 동안 1군 무대에서 생존했다. 우타 거포로서 자질과 안정적인 코너 내야 수비 실력을 보유했기에 변우혁은 선발과 백업 자리를 오가면서 1군 야수진 운영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타율과 장타율이 모두 준수한 점이 고무적이다. 변우혁은 약점이었던 정교함을 보완하면서도 자신의 강점을 크게 잃지 않는 방향으로 가는 분위기다. KIA 이범호 감독도 변우혁의 활약상에 만족하면서도 득점권 기회(득점권 타율 0.327)에서 더 강해지길 주문했다.
이 감독은 "변우혁 선수는 지금보다 더 잘 칠 수 있는 타자라고 생각한다. 본인의 능력이 지금보다 더 좋다고 믿었으면 한다. 또 포구를 잘하다가 보니까 확실히 1루수로 있을 때 내야 안정감이 느껴진다. 다만, 주자가 있을 때와 없을 때 차이가 조금 보인다. 그런 부분을 연구해 득점권 집중력을 끌어 올리면 앞으로 정말 좋은 타자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무엇보다 변우혁은 KIA 유니폼을 입고 학창 시절 경험하지 못 한 우승을 도전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개인적인 성과보다는 팀 우승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다는 게 변우혁의 진심이다. 엑스포츠뉴스가 변우혁을 직접 만나 그 진심을 들어봤다.
-전반기 변우혁(타율 0.289, 13안타, 3타점, 16삼진, 2볼넷)과 후반기 변우혁(타율 0.306, 26안타, 4홈런, 11타점, 23삼진, 7볼넷) 완전히 달라진 게 느껴집니다.
저 스스로는 직접적으로 그런 차이가 실감이 나진 않습니다. 계속 경기를 나가면서도 삼진을 당하는 과정이 마음에 안 드는 장면이 계속 나와서 그런가 봐요. 물론 전광판에 3할 타율 숫자가 나오면 신기하긴 합니다(웃음). 그런데 득점권 기회에서도 아쉬운 상황이 많아서 좋다는 생각까지는 안 들어요.
-이범호 감독도 변우혁 선수의 득점권 타율 향상을 콕 짚어서 주문했습니다.
저도 득점권 상황에서 차이를 인지하고 있을 정도니까요. 멘탈적인 부분보다는 제가 타석에서 임하는 플랜이 약간 달라지는 차이가 있습니다. 또 상대 팀도 득점권 타석에서는 평소와 다르게 볼 배합을 가져가더라고요. 제가 생각했던 공과 거의 반대로 오고요. 경험이 부족하니까 중요한 상황에서 상대 투수가 어떤 공을 던지고 저는 어떻게 대응할지를 더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상대 투수들의 집요한 변화구 공략이 신경 쓰이겠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극단적으로 변화구를 먼저 노리기도 합니다. 초구부터 변화구가 들어오면 과감히 치려고 하거든요. 이전에 삼진이나 땅볼을 기록할 때 보면 계속 끌려가는 카운트에서 변화구에 따라다니더라고요. 그런 부분을 최근 타석에서 생각하면서 타격 플랜을 짜고 있습니다.
-초구 공략이 빛을 본 건 지난 7월 말 고척 원정 경기 9회 초 백투백 결승 홈런을 때렸을 때 아닐까요.
그때도 전 타석에서 계속 변화구만 쳤으니까 이번엔 초구부터 속구가 들어올 거라고 노림수를 가져갔는데 잘 통했죠. 그런 경험이 처음이라 저도 치는 순간 소름이 돋았는데 돌이키면 홈경기였으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 아쉬움도 들더라고요(웃음). (김)선빈 선배가 앞 타석에서 동점 홈런을 쳐주셨기에 그런 장면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제가 선빈 선배 타석이었다면 아마 부담감에 아웃을 당했을 거예요.
-그렇게 앞에서 선배들이 이끄는 역할을 해주면 마음이 편안하겠습니다.
상위 타선에 정말 잘하는 선배들이 있으니까 저는 하위 타선에서 부담 없이 편안하게 칠 수 있는 듯싶습니다. 그런 부분이 타격 플랜이나 멘탈에 큰 도움이 되는 거죠. (나)성범 선배나 (김)도영이랑 얘기를 자주 하면서 타격에서 도움도 받고 있고요.
-김도영 선수와는 어떤 얘기를 했습니까.
도영이랑 자주 같이 운동하면서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올해 스트라이크 존 설정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하더라고요. 지난해까지는 자기도 공을 따라다녔다고 하면서 제가 안 풀리는 부분에 대해 공감을 해주고 조언도 해줬습니다. 어느 순간 딱 느낌이 온다고 하는데 제가 생각한 공이 제 존으로 오면 과감히 돌리고 아니면 반응을 안 하려고 하는 부분이 잘 풀리고 있는 느낌인 거죠.
-이제 수비 얘기를 하자면 1루수 수비에서 포구가 안정적이라고 평가받습니다.
사실 저도 왜 그렇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지 모르겠습니다(웃음). 아무래도 초등학교 때부터 계속 내야수를 했으니까 서로 캐치볼하는 느낌으로 편안하게 받아서 그렇게 느끼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공 던지는 동료가 최대한 제 포구 장면이 편안하게 보이도록 잡아주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야 송구할 때 마음이 편해진다고 생각해요. 저도 3루수 수비를 해봤으니까 저에게 편하게 던질 수 있는 느낌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보죠. 서로 마음을 이해하니까(웃음).
-확실히 올 시즌 첫 1군 등록 때보다는 여유가 엿보입니다. 1군에 계속 있다 보니 생긴 여유일까요.
얼마 전에 (김)두현이도 하루 있다가 내려갔잖아요. 긴장을 너무 크게 했다고 저에게 얘기하더라고요. 저도 올해 처음 1군으로 올라왔을 때 긴장감이 넘쳤죠(웃음). 최희섭 코치님이 하던 대로 하면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그게 가장 어렵더라고요. 그래도 점점 경기 출전 시간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여유가 생겼습니다. 후반기 들어서 그런 경험과 함께 결과도 좋게 나오니까 더 자신감도 느끼고요.
-팀도 2위와 경기 차를 꽤 벌리면서 정규시즌 우승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한국시리즈에서 뛰는 상상도 합니까.
한 번씩 상상하는데 우승이 더 간절해지는 듯싶습니다. 학창 시절 때도 우승을 못 해봤거든요. 대회 결승에 한 번 갔었는데 당시 대구고 투수 이승민 선수에게 완전히 당해서 힘도 못 썼습니다(웃음). 야구하면서 처음 우승할 수 있는 기회라 한 타석 한 타석 더 소중하게 임하고 있습니다. 지금 팀 분위기는 절대 질 것 같다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정말 좋습니다.
-광주 홈 팬들 앞에서 우승컵을 든다면 더 짜릿하겠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더그아웃에서 볼 때마다 1루 좌석 끝까지 꽉 찰 수도 있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올 시즌 홈 팬들도 정말 야구장에 많이 오셨잖아요. 그래서 광주 홈 팬들 앞에서 ‘V12’ 우승을 달성하면 눈물이 나올 듯싶습니다. 말만 해도 소름이 돋아요. 그래도 결과를 먼저 생각하기보다는 당장 눈앞에 있는 것에 집중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KIA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습니까.
항상 감사하다는 말밖에 드릴 말이 없습니다. 올해 시작이 굉장히 안 좋았는데 그런 부분에서 KIA 팬들에게 믿음을 못 드렸으니까 미안한 마음이 컸습니다. 후반기부터는 뒤늦게나마 팀 승리에 조금씩 힘을 보태는 느낌이라 뿌듯하게 생각합니다. 그래도 아직 개인적으로 만족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 KIA 팬들의 기대와 만족보다 더 큰 기쁨과 결과물을 보여드리기 위해 더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웃음).
사진=광주, 김근한 기자 엑스포츠뉴스 DB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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