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정착지원금 500만원↑…전체 예산 줄고 ’통일 독트린’ 지출 늘린다

정영교, 이유정 2024. 8. 2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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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광복절에 발표한 '8·15 통일 독트린'의 핵심인 북한 인권 개선과 북한이탈주민 지원 강화 등 사업 예산을 2025년도에 증액 편성했다. 이에 따라 탈북민 정착기본금이 500만원 늘어났고, 제도권 내에 편입되지 못해 법적 보호 조치가 미비했던 제3국 출생 탈북민 자녀 교육 지원 예산 등도 신규로 편성했다.

정부는 27일 국무회의에서 총 1조 554억원 규모의 내년도 통일부 예산안을 확정했다. 예산은 순수 정부예산 2293억원, 남북협력기금 8261억원으로 구성됐다. 이는 올해 1조 965억원보다 411억원(3.7%) 줄어든 규모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의 건전 재정 기조를 반영해 '8·15 통일 독트린'과 '탈북민의날(7·14) 기념사' 후속과제 이행을 위한 중점 사업들을 내실 있게 반영했고, 남북협력기금은 집행부진 사업의 예산을 소폭 삭감했다"고 말했다.

실제 전반적 예산 감축에도 '8·15 통일독트린'과 '7·14 기념사' 관련 예산은 큰 폭으로 늘었다. 일반회계 예산 내 사업비의 경우 지난해 1579억원에서 1676억원으로 97억원(6.1%) 증가했다. 주요 사업별 총액으로 보면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 예산이 808억원으로 전체의 48.2%를 차지했다. 이어 이산가족·북한 인권 등 인도적 문제 해결 212억원(12.6%), 정세분석 192억원(11.5%), 통일교육 156억원(9.3%), 남북경제협력 66억(4.0%) 순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탈북민 정착기본금 지원(1인당 1000만원→1500만원, 380명 기준 총 19억원 증액) ▶탈북청소년 교육지원(48억2700만원→50억6200만원, 2억 3500만원 증액) ▶북한 인권 증진 활동 지원(18억3000만원→29억6000만원, 11억3000만원 증액) 등에서 예산이 늘었다.

탈북민 정착기본금 인상 관련, 올해 예산에서는 국내 입국 탈북민 수 500명을 기준으로 예산을 편성했지만, 코로나19 봉쇄 이후 탈북민 규모가 줄어든 것을 반영해 내년 예산에는 380명으로 지원 규모를 축소했다. 또 탈북 배경 학생의 70%가 넘는 제 3국 출생자녀에 대한 한국어교육 지원, 대안교육기관 인프라 구축 관련 예산 등을 신규 편성하는 등 탈북 청소년 교육 지원 예산을 4억7000만원 늘렸다.

통일부 당국자는 "탈북민 종합 보호·지원체계 강화,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다차원적 노력 전개, 자유민주주의 통일 기반 구축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하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남북대화 및 교류협력 관련 예산으로 구성되는 남북협력기금 내 프로그램별 사업예산은 지난해 8722억원에서 8233억원으로 488억원(5.6%) 깎였다.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목됐던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관련 예산이 큰 폭으로 삭감(71억4700만원→21억4500만원, 50억 200만원 감액)됐다. 남북관계 경색 국면 장기화로 교류협력 관련 사업의 실질 집행률이 떨어진 상황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8·15 통일 독트린의 7대 통일 추진 방안 중 하나인 인도적 분야(구호지원 963억→1122억원, 전년 대비 16.5%(159억원) 증액)과 한반도통일미래센터 미래체험관 콘텐트 개편(2억원→12억원, 전년 대비 10억원 증액)에는 우선적으로 재원을 배분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협력기금은 자유 통일 대한민국을 향한 통일 기반 조성에 주안점을 뒀다"며 "북한 주민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인도적 지원, 미래지향적 첨단 현장형 통일교육 지원 등을 위해 중점적으로 증액 편성했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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