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의 전쟁' 美 슈퍼팩…'큰손' 50人, 2조원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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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의 선거는 후보로 나선 정치인들만의 싸움이 아니다.
철도·해운 재벌부터 월가 헤지펀드 매니저, 가상화폐 거래소에 이르기까지 후보와 정당에 자금을 수혈하며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관철하려는 '큰손'들의 '쩐의 전쟁'이 있다.
이들이 오는 11월 대선과 상·하원 선거에 나서는 정치인들을 위해 기부한 금액은 총 15억달러(약 2조원)로, 돈의 대부분이 슈퍼팩(정치자금 후원단체)으로 유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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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거래소는 양당 모두에 기부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의 선거는 후보로 나선 정치인들만의 싸움이 아니다. 철도·해운 재벌부터 월가 헤지펀드 매니저, 가상화폐 거래소에 이르기까지 후보와 정당에 자금을 수혈하며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관철하려는 ‘큰손’들의 ‘쩐의 전쟁’이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6일(현지시간)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자료를 토대로 오는 11월 치러질 각종 선거에 가장 많은 정치자금을 기부한 상위 50대 후원자를 추려냈다.
이들이 오는 11월 대선과 상·하원 선거에 나서는 정치인들을 위해 기부한 금액은 총 15억달러(약 2조원)로, 돈의 대부분이 슈퍼팩(정치자금 후원단체)으로 유입됐다. 미 연방법은 후원자가 특정 정당이나 후보 개인에게 직접 돈을 건네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나, 슈퍼팩을 통한 후원금은 상한을 두지 않고 있다. 미국 대선이 ‘쩐의 전쟁’으로 평가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WP 분석 결과에 따르면 큰손들은 민주당보다 공화당에 더 기부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50대 후원자(개인 및 기관 포함) 중 공화당 측에만 기부한 후원자는 26명으로 민주당 후원자 수(18명)를 앞질렀다. 양당 모두에 자금줄을 댄 후원자는 4명, 제3당에 지갑을 연 후원자는 2명으로 확인됐다.
개인 자격으로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내놓은 인물은 전 미 재무부 장관 앤드루 멜런의 손자인 철도 재벌 티머시 멜런이다. 와이오밍주에 기반을 둔 그는 공화당 성향 단체에 총 1억6500만달러를 기부했다. 이 중 1억2500만달러를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슈퍼팩에 냈다. 최근 대선 후보직을 사퇴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캠프에도 2500만달러를 지원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헤지펀드 시타델의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케네스 그리핀으로 공화당 측에 7570만달러를 냈다. 금융업과 교육 현장에서 활동하는 제프·자닌 야스 부부가 3위, 해운사업으로 부를 쌓은 리처드·엘리자베스 율라인 부부가 4위로 뒤를 이었다. 이들 모두 공화당을 지원했다.
민주당에 가장 많이 기부한 개인은 금융정보·미디어 기업 블룸버그를 창립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다. 그는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팩 등 민주당 측에 총 4100만달러를 후원했다. 개인 자격으로는 5위지만, 기업 및 단체 후원자를 포함한 순위에선 12위권으로 밀려났다.
기업과 단체 중에는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가장 많은 9110만달러를 쏟아부었다. 이 중 8600만달러가 가상화폐 산업을 옹호하는 슈퍼팩 ‘페어 셰이크’로 흘러 들어갔다. 코인베이스를 비롯한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특정 정당 후보에게 돈을 주기보다는 가상화폐 산업에 우호적인 단체에 자금을 지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후원금을 두 번째로 많이 낸 단체는 ‘부모들에게 힘을’이라는 이름의 플로리다주 소재 팩(PAC·정치활동위원회)이다.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서다 결국 사퇴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에게 8250만달러를 지원했다. 이 밖에 월가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의 비영리단체인 ‘정치개혁기금’과 ‘미래지향적 미국 행동’이 뒤를 이었다. 이들 단체는 민주당과 해리스 부통령 지원 팩에 각각 6000만달러, 5590만달러를 쾌척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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