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보인다, 힘 내자” 류현진, 독수리 날게 했다 [IS 피플]

차승윤 2024. 8. 27.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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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가 류현진(오른쪽에서 첫 번째)의 호투를 앞세워 주말 3연전을 모두 이겼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목표가 보인다. 다 같이 힘을 냈으면 좋겠다."


한화 이글스가 날아 올라야 할 때 류현진(37)이 '괴물 모드'로 돌아왔다. 목표는 하나, 가을야구뿐이다.
 
류현진은 지난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 7이닝 5피안타 1사구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고 시즌 8승을 수확했다. 한화가 중위권을 향해 질주 중인 근래 유독 뜨겁다. 최근 3경기 평균자책점이 0.98로 완벽에 가깝다.

25일 승리는 의미가 더 깊었다. 한화는 이날 승리로 2005년 6월 4~6일 청주 3연전 이후 약 19년(7020일) 만에 두산전 스윕승을 기록했다. 두산에 시즌 9승(6패)째를 기록, 상대 전적도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우위를 확정했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7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8승을 기록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하지만 이 모든 건 6년 만에 가을야구를 노리는 한화에 부차적인 일일 뿐이다. 앞서 지난 16~18일 SSG 랜더스와 3연전을 전승했던 한화는 두산마저 모두 잡아내면서 중위권 순위 싸움을 혼돈에 빠뜨렸다. 당초엔 4위까지 격차가 크고 5위 한 자리를 두고 겨뤘는데, 두 팀이 한화에 발목을 잡혔다. 2위를 노리던 두산은 이제 5위 KT 위즈에 2경기 차로 쫓기고 있다. 한 자리를 두고 펼치던 '의자 뺏기'가 두 자리로 바뀔 수 있게 됐다.

25일 경기 후 만난 류현진은 "내가 입단(2006년) 하기도 전에 일어났던 일"이라고 두산전 스윕을 기뻐하면서 "순위 싸움 중에 승리한 게 가장 의미 있다"고 했다.

한화의 상승세엔 에이스이자 벤치 리더인 류현진의 역할이 크다. 25일에도 실점만 적은 게 아니었다. 류현진은 7이닝 소화를 자처, 전날 7명이나 올랐던 불펜진에 휴식을 부여했다. 팀이 필요할 때 에이스의 책무를 다했다.

그런데도 류현진은 선수단 전체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우리가 최근 몇 년 동안 못 했던 것(순위 싸움)을 하고 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며 "그만큼 선수들이 매 경기 집중하고 있다. 어린 선수부터 베테랑까지 모두가 매 경기, 매 순간 집중한다"고 전했다. 또 "후배들에게 특별히 강조하는 건 없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다 잘한다"며 "늘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만 하자'고 얘기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류현진은 이날 7이닝 소화에 대해서도 "에이스라는 부담은 없다"며 "그저 선발 투수의 역할을 다 하자고 생각하고 마운드에 오른다. 예전 같으면 100구 이상 던졌겠지만, 오늘(25일)은 95구로 투수 수 관리도 잘 됐다. 정해진 투구 수를 잘 채우면서 최대한 긴 이닝을 소화하려 한다"고 했다.

한화는 올해 1위도, 최하위도 해봤다. 지난겨울 류현진을 8년 170억원에 영입하는 등 '통 큰 투자'로 가을야구를 노렸던 팀이었다. 류현진은 "포스트시즌 진출은 우리가 스프링캠프 때부터 세운 목표"라며 "다 같이 목표를 바라보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라고 격려했다.

류현진은 순위 싸움도 숱하게 치렀다. 한화에선 19세와 20세 때(2006~2007년)만 포스트시즌에 나갔지만, 메이저리그(MLB)에선 부상 시즌을 제외하면 매 시즌 소속팀이 포스트시즌에 나갔다.

그래서 류현진은 무엇이 순위를 가를지도 잘 안다. 그는 "이제부터는 모든 경기가 다 중요하다"며 "중요한 경기일수록 야수는 보이지 않는 실책을 하지 말아야 하고, 투수는 볼넷을 최대한 덜 줘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경기를 끌고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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