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 커피챗]"공장 가동률 알려줘" AI가 바로 답…디피니트 '엑시'

김철현 2024. 8. 2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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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적으로 기업 내부 정보 통합
우리 회사 AI 정보관리 매니저
편집자주
아시아경제가 스타트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지원한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넥스트엘레베이션과 협업해 진행하는 ‘커피챗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아시아경제와 넥스트엘레베이션은 ‘커피챗’의 형식을 빌어 매월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한다. 창업 동기, 사업 모델, 향후 계획 등을 인터뷰로 다룬다. 이를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스타트업 기업이 직면한 과제 해결책을 모색한다.

제조 업체에서 관리자가 공장의 가동률을 묻는다. 질문은 받은 직원은 갑자기 바빠진다. 공장에 전화해 생산설비가 어느 정도 이용되는지 묻고, 계산기를 두드려야 한다. 데이터가 디지털화돼 있어도 복잡하기는 마찬가지다. 일일이 폴더를 열어 검색하는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원하는 정보에 닿을 수 있다. 디피니트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기업이 실질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 스타트업이다. 인공지능(AI)을 통해서다. "현재 재고 알려줘"라고 묻기만 하면 된다. 재고율, 가동률, 생산실적 등 회사에 대해 어떤 질문을 던져도 AI가 바로 답을 내놓는다.

27일 김도환 디피니트 대표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쓰는 기업 내부용 인공지능 챗봇을 만들고 있다"며 "기업의 데이터에 기반해 답변하는 '챗GPT'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디피니트가 선보인 '엑시'는 기업 정보를 물어보면 바로 답을 한다. 막힘없는 일종의 기업 비서다. 기술적으로 보면 그룹웨어 시스템과 연동한 거대언어모델(LLM)이다. 김 대표는 "데이터를 얼마나 통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기업이 사용하는 그룹웨어 시스템을 통합하고 연동할 수 있다는 데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김도환 대표(뒷줄 가운데)와 디피니트 직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대 딥러닝 연구실 출신의 김 대표는 디아이티에서 일하며 삼성디스플레이 제조 공장의 AI를 개발하는 업무에 참여했다. 이때 제조업 공장이 겪는 불편을 알게 됐다. 기업에서 데이터는 쌓이는데,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발견했다. 기업의 내부 데이터를 통합해 생산성을 높이는데 자신의 전문 분야인 AI로 도와줄 부분이 없을까 하는 고민이 자연스럽게 생겼다. 이 고민이 그를 2022년 창업으로 이끌었다. 그를 포함해 AI 개발자 3명이 안정적인 직장을 박차고 나와 도전에 나섰다.

창립 멤버 모두 AI 스마트 팩토리 구축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디피니트의 장점이다.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에서 ERP 등 내부 시스템의 정보를 다 숙지하고 답변하는 챗봇을 원했던 것이 지금 '엑시' 모델의 바탕이 됐다. 엑시는 단지 질문에 답하는 게 아니라 여기서 문제를 발견해 해결할 수 있게 한다. 김 대표는 "재고가 누락이 되거나 장기 미사용되는 등 놓쳤던 문제점을 발견해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고객사에서 관세 환급이 누락된 것을 발견하는 등 실제 효익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김도환 대표가 '엑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디피니트 서비스의 대상은 제조업 공장만이 아니다. 데이터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나 적용할 수 있다. 현재 도입을 위한 기술검증을 진행하는 로프트아일랜드에서는 동영상 강의를 듣는 1만여명의 수강생이 질문을 하는데 이 질문을 받은 내부 코치진이 AI를 활용해 답변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엑시 활용 전에는 동영상을 다시 확인하거나 자료를 찾아 질문에 답해야 했지만 이제는 AI가 어떤 데이터를 보고 답을 해야 할지 알려줘 걸리는 시간을 대폭 줄였다. 기업의 데이터를 통합해 다루지만, 보안에 대해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김 대표는 "시스템에 맞게 맞춤형으로 설계해 기업의 서버에 구축한다"며 "우리 기업 데이터가 밖으로 나가지 않기 때문에 유출될 우려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디피니트의 올해 목표는 적극적으로 고객사를 확대하는 것이다. 현재 보안 대기업과도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규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ERP 비용의 절반으로 가격을 책정해 중소기업도 생산성 향상을 위해 투자를 할 수 있게 했다. 국내 시장에서 성과를 낸다면 글로벌 시장으로 나갈 계획도 있다. 김 대표는 "공장 등 제조업 수요가 있는 일본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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