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집에 가자"…대지진 후 10년째 물에 뛰어드는 日남성

하수영 2024. 8. 27.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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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다카마쓰 야스오(67)는 2011년 대지진 쓰나미 후 아내인 유코씨가 실종된 장소에서 650번 이상 잠수하며 아내의 흔적을 찾고 있다. 사진 엑스(X) 캡처

한 일본인 남성이 2011년 대지진과 쓰나미로 실종된 아내의 유해를 10년 넘게 찾고 있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2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일본인 남성 다카마쓰 야스오(67)는 아내 유코씨가 실종된 장소에서 650번 이상 잠수하며 아내의 흔적을 찾고 있다.

1988년 결혼한 두 사람은 미야기현 오나가와에 살며 슬하의 1남 1녀를 둔 평범한 부부였다. 그러다 2011년 3월 11일 규모 9.0의 도호쿠 대지진과 쓰나미가 일본 북동부를 강타하면서 행복은 깨지고 말았다. 이 지진은 사망자 1만9759명, 실종자 2553명을 냈다.

당시 유코는 건물 2층에 위치한 은행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때 6m 높이의 쓰나미가 온다는 경보를 듣고 11명의 직원과 함께 약 10m 높이의 건물 옥상으로 대피했다.

2011년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 부근 해저에서 일어난 대규모 강진으로 미야기현 나토리시 마을에 쓰나미가 덮치고 있다.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연합뉴스

그런데 경보와 다르게 15m가 넘는 쓰나미가 덮쳐 12명 모두 파도에 휩쓸리고 말았다. 유코를 포함한 8명의 유해는 발견되지 않았다.

유코는 쓰나미가 오기 전 남편에게 "괜찮아? 집에 가고 싶어"라고 문자를 남겼는데 그게 마지막 인사가 되고 말았다.

2년 뒤 현장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유코의 휴대전화가 발견됐고 거기에는 "쓰나미가 거대하다"라는 보내지 못한 메시지가 남아있었다.

다카마쓰는 "아내가 얼마나 무서웠을지 상상할 수 없다"며 "아내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집으로 데려오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버스 기사로 일하면서 여유 시간에 스쿠버 다이빙 교육을 받았고 2014년에 면허를 취득했다. 면허 취득 이후 아내가 실종된 장소에서 다이빙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유코가 살아 있는 채로 발견되지 않을 것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아내를 집으로 데려오고 싶다"며 "할 수 있는 한 계속 수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치 아내가 듣고 있는 것처럼 "같이 집에 갑시다"라고 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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