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엔비디아 실적 부담감 속 혼조 마감…다우 역대 최고치
7월 PCE 물가는 30일 발표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26일(현지시간) 혼조세로 마감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9월 금리 인하를 시사하며 다우 평균 지수는 역대 최고치를 돌파했다. 시장은 이번 주 공개될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 실적과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를 주시하고 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 평균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5.44포인트(0.16%) 상승한 4만1240.52에 장을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7.77포인트(0.32%) 내린 5616.8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52.03포인트(0.85%) 밀린 1만7725.76에 마감했다.
종목별로 기술주가 하락했다. 실적 발표를 앞둔 엔비디아는 2.25% 내렸다. 다른 반도체주인 브로드컴과 마이크론은 각각 4.05%, 3.83% 밀렸다. 보잉은 0.85% 약세를 나타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비행사들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우주인 2명을 지구로 데려오기 위해 여러 차례 귀환을 지연시킨 보잉 대신 스페이스X 우주선을 이용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전자 상거래 플랫폼 테무 모회사인 PDD 홀딩스는 실망스러운 분기 실적으로 28.51% 급락했다.
AI 슈퍼스타인 엔비디아 실적에 대한 부담감이 투심을 제한했다. 오는 28일 장 마감 후 엔비디아는 2025 회계연도 2분기(5~7월) 실적을 내놓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 배 이상 증가해 각각 286억달러, 187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 실적이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하느냐에 따라 증시 향방이 좌우될 전망이다.
베어드의 투자 전략가 로스 메이필드는 "기술 부문에서 다가올 엔비디아 실적에 대해 약간의 불안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장은 꽤 건강한 상태에 놓여 있지만 지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술주가 뒤처질 경우 큰 진전을 이루기가 정말 어렵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 이트레이드의 크리스 라킨 트레이딩 부문 총괄은 "이번 주 신고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증시가 실적에서 큰 놀라움을 피해야 한다"며 "특히 기술 부문 심리를 주도해 온 엔비디아가 실적에서 이를(충격을) 피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 23일 뉴욕증시는 '파월 효과'에 일제히 상승했다. 파월 의장이 "정책을 조정할 시기가 왔다"며 9월 금리 인하의 신호탄을 쏘면서다. 그는 "노동시장이 틀림없이(unmistakable) 둔화하고 있고, 노동시장 여건이 추가로 냉각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우리의 목표는 강력한 노동시장을 유지하면서 실업률의 급격한 상승을 피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둔화하고 있다는 확신 역시 커졌다고 진단했다. 다만 금리 인하 속도는 향후 들어올 데이터 등에 달려 있다며 구체적인 인하폭은 언급하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9월 금리 인하를 확신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9월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내릴 가능성을 100% 반영하고 있다.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가능성은 69.5%,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 가능성은 30.5% 반영 중이다.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벌 수석 투자 전략가는 "우리는 그들이 9월, 11월, 12월에 25bp씩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들은 시장에 자신들이 뒤처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 하면서도 너무 빨리 인하 모드로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길 원한다"고 내다봤다.
관건은 9월 17~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에 나올 8월 고용 보고서다. 실업률은 지난 6월 4.1%에서 7월 4.3%로 급등했는데, 8월 실업률이 여기서 더 오를 경우 Fed의 빅컷 전망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오는 30일 공개되는 7월 PCE 물가지수로 향하고 있다. 7월 PCE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2.5% 올라 전월(0.1%·2.5%)과 같거나 소폭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인 추세를 이어가면서 Fed의 9월 금리 인하 전망을 뒷받침할 전망이다.
국채 금리는 강보합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2bp 상승한 3.93%,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1bp 오른 3.81%에 거래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중동 긴장 고조와 리비아의 감산으로 3%이상 급등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2.59달러(3.5%) 뛴 배럴당 77.42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2.41달러(3.05%) 상승한 배럴당 81.43달러에 마감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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