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놀러와” 올겨울 ‘관광 재개’ 북, 누가 갈까?
혹독한 추위, 북한 기피 걸림돌
‘북 관광객 90%’ 중국도 ‘글쎄’
북한이 거의 5년 만에 외국인 관광을 재개하지만 과거만큼 외화를 벌어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북한이 연말에 국제 관광객을 맞이할 예정이지만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기다려온 개방이 정치적 긴장과 혹독한 겨울 날씨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북한은 2020년 초 코로나19 감염병이 확산되자 국경을 봉쇄하고 국제 방문객을 차단했다. 이미 취약한 건강 서비스가 바이러스 유입으로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 봉쇄로 중국과의 무역이 타격을 입고 관광 수입이 끊겼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북한을 오가는 국제선 항공편은 지난해 재개됐다. 올해 2월에는 러시아인 관광객 100명 정도가 북한을 둘러보는 개인 투어에 참가했다.
북한 관광 재개 후 방문객은 우선 중국 국경 인접 도시 삼지연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지연은 백두산으로 가는 관문 지역이다.
신문은 “북한은 삼지연을 ‘사회주의적 유토피아’이자 ‘고도로 문명화된 산악도시의 모델’이라고 묘사한다”며 “아파트, 호텔, 스키 리조트를 자랑한다고 알려진 이 목적지는 한민족의 신화적 발상지로 여겨진다”고 해설했다. “1948년 국가 수립 이래 철권 통치를 해 온 가문을 중심으로 한 개인숭배를 뒷받침하는 순례지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영국인 소유 여행사 고려투어는 지난 14일 웹사이트에서 “북한은 2024년 겨울 삼지연과 나머지 지역에 대한 국제 관광을 재개할 예정”이라며 “북한의 파트너로부터 이에 대한 정보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 여행사는 1993년부터 북한 관광 상품을 운영해왔다.
중국 선양 소재 여행사 KTG도 같은 날 “오늘 북한 측 파트너로부터 올겨울 북한이 공식적으로 관광을 위해 국경을 개방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 여행사는 ‘북한 관광을 전문으로 하는 KTG는 세계에서 가장 비밀스럽고 방문객이 적은 목적지 중 하나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가는 여행을 기획한다’고 소개했다.
북한 정부나 관영 매체가 관광 재개 계획을 발표한 적은 없다. 가디언은 “다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관광 인프라 개발에 개인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 등 ‘우호적인’ 국가의 방문객을 맞이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는 북한의 올겨울 국제 관광 재개 계획이 삼지연 지역의 혹독한 기상 조건과 열악한 인프라, 북한 기피 현상 때문에 실패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인이 초기 관광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전 중국인은 북한 관광객의 약 90%를 차지했다.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최근 회동한 것을 감안하면 러시아인 관광객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딘 J 우엘럿 교수는 “중국 관광객이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면 북한은 1억 달러에서 1억7500만 달러를 벌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처럼 제재를 많이 받고 스스로 고립된 경제에는 적지 않은 금액”이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팬데믹 전인 2019년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30만명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그해 관광 수입으로 9000만~1억5000만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본다.
문제는 국제사회가 북한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때보다도 나쁘다는 점이다. 중국도 북한을 호의적으로만 보고 있지 않다. 중국은 북한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에 무기를 공급하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우엘럿 교수는 “평양이 베이징과 관계를 회복할 때까진 그 정도로 많은 관광객 수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구권의 시선은 더 곱지 않다. 미국은 2017년 자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북한에 억류됐다가 돌아온 뒤 사망하자 자국민의 북한 관광을 금지했다. 그전까지 미국인은 북한을 방문하는 서양 관광객의 20%를 차지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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