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케네디가의 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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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제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JFK)를 배출한 케네디 가문은 석유 개발로 부를 일군 록펠러 가문과 함께 미국의 2대 명문가로 꼽힌다.
정치 명문가의 화려함에 뒤따라 온 이른바 '케네디가의 저주'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 대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JFK의 조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RFK Jr.)가 지난 2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로 선회한 사건은 미국인들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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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제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JFK)를 배출한 케네디 가문은 석유 개발로 부를 일군 록펠러 가문과 함께 미국의 2대 명문가로 꼽힌다. 아일랜드 이민자로 시작해 부와 명예를 이룬 후 정치 명문가로 거듭나 아메리칸 드림을 상징한다. 미국인들은 케네디가를 떠올리면 가슴에 울렁거림을 느낀다고 한다. 정치 명문가의 화려함에 뒤따라 온 이른바 ‘케네디가의 저주’ 때문이다. 1963년 피살된 JFK뿐 아니라 동생 로버트 F 케네디(RFK)가 1968년 대선 경선에 뛰어들었다가 암살을 당하는 등 가족사는 비극의 연속이다. 교통사고로 형제들을 여의고 JFK의 자식 4명 중 유일하게 생존해 있는 딸 캐럴라인은 미국인들이 보살펴야 할 ‘연인’같은 존재가 됐다. 팝 가수 닐 다이아몬드가 11살 때 잡지 표지에 나온 캐럴라인을 보고 작곡한 ‘스윗 캐럴라인’은 보스턴 레드삭스의 야구 경기 때마다 연주되는 애창곡이다.
케네디라는 브랜드는 아메리칸 드림을 상징할 뿐 아니라 민주당과 동일시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선 때마다 발표되는 케네디 가의 민주당 후보 지지 선언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였다. 그런데 올해 대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JFK의 조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RFK Jr.)가 지난 2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로 선회한 사건은 미국인들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그의 아홉째 동생 맥스가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기고문까지 실어 “형을 무시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찍어 달라”고 호소할 지경까지 됐다. 케네디 가문 내에서 그의 트럼프 지지에 대한 반발은 가문의 정치적 유산을 지키려는 몸부림이다.
그러나 RFK Jr.의 행동을 민주당에 대한 ‘케네디가의 저주’로만 몰아갈 건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그가 평소 미국 정치에서 나타난 양극화와 엘리트주의 타파를 주장해왔다는 점에서 민주당도 기득권에 매몰된 정치를 해온 점은 없는지 반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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