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부겸의 ‘유연한 리더십’ 주문, 여야 모두 귀담아듣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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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26일 모처럼 목소리를 냈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김 전 총리는 '유연함'을 주문했다.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이 항상 60~70% 지지율로 당권을 행사하며 반대파를 용인하고, 진영을 넘나드는 정치적 선택을 했던 것도 유연한 리더십의 발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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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26일 모처럼 목소리를 냈다. 정치가 이 모양인데 왜 가만히 있느냐는 주변의 채근이 많았다고 한다.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쏟아낸 말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하고 있었다. “이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90% 가까운 지지를 받은 것이 국민에게 감동을 줬을 거라 생각하지 않고, 다시 당대표가 된 게 무슨 큰 성취라 볼 수도 없다”고 했다. 정치 일선에서 벗어나 관전하던 그가 작심하고 전달한 민심은 “국민은 실적을 원한다”는 것이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여당도 나름대로 입장을 내놓을 것 아니냐. 그러면 (이견을) 좁혀가면서, 타협을 해서라도 결과물을 내놔야 한다. 국민은 그걸 보고 싶어 한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김 전 총리는 ‘유연함’을 주문했다. “실적을 내는 민생과 미래를 만드는 정책을 위해 유연성을 보여야 한다. 언제까지 강성 지지층만 바라볼 텐가. 정부·여당에 따질 건 따지고, 도와줄 건 도와주는 유연한 리더십이 대권 행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했다. 그가 말한 유연성은 보수와 진보, 두 진영의 오랜 덕목이었다. 보수는 지키고자 하는 가치가 워낙 확고해 다른 모든 것에 유연함을 발휘했고, 진보는 나아가려는 의지가 워낙 뚜렷해 수많은 다양성을 포용하며 전진해 왔다.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이 항상 60~70% 지지율로 당권을 행사하며 반대파를 용인하고, 진영을 넘나드는 정치적 선택을 했던 것도 유연한 리더십의 발로였다.
이 대표를 향해 말했지만, 김 전 총리의 주문은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가 함께 귀담아들어야 할 것이었다. 지금의 정치가 국민이 원하는 실적을 내지 못하는 원인의 절반 이상은 국정을 책임진 여권에 있다. 강 대 강의 경직된 대결 정치에서 벗어나려면 유연한 리더십을 복원해야 하며, 그것이 가져올 효과는 여권이 더 절박하게 바라는 일이다. 마침 유연한 정치에 시동을 걸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주 ‘4+1(연금·의료·교육·노동+저출생)’ 개혁 과제의 국정브리핑에 나서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의료 현장부터 청소 노동자까지 민생 의제를 연일 쫓아다니고 있으며, 이 대표 역시 코로나 병상에서도 의료대란 문제 등 현안을 직접 챙기는 중이다. 여야 지도부 개편이 마무리되면서 모처럼 ‘정책’이 정치의 전면에 서게 됐다. 국민이 원하는 실적을 만들어낼 기회가 찾아왔고, 그것을 위해 유연한 리더십을 발휘할 무대가 펼쳐졌다. 이 기회를 살리는 쪽에 더 큰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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