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으로 간다’ 진격의 한화, 국내선 곳곳서 갈등

황민혁 2024. 8. 27.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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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찍은 한화그룹이 호실적을 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화의 방산 계열사들은 다른 경쟁사와의 갈등도 불사하며 공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의 지식재산권을 두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때 갈등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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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동관 부자 경쟁력 강화 주문
경쟁 격화 따라 곳곳서 잡음도
메기효과 VS 글로벌 경쟁력 약화


방위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찍은 한화그룹이 호실적을 내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화의 방산 계열사들은 다른 경쟁사와의 갈등도 불사하며 공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내수 위주였던 방산 분야가 주력 수출 분야로 떠오르면서 시장 규모가 커지자 이를 둘러싼 국내 기업 간 경쟁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한화로 인해 치열해진 업계 경쟁이 국가 전략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지를 두고도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치열해진 업계 경쟁이 ‘메기 효과’로 국가 전략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화는 방산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 5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대한민국의 자주국방과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글로벌 시장 개척과 첨단기술 기반 미래 사업을 선제적으로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회장의 맏아들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맡으며 직접 현안을 챙기고 있다. 김 부회장은 올해 인적분할을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화시스템’ 3사 중심의 방산 기업 체제를 구축했다.

한화 방산 계열사들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3588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7% 증가했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도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한화 실적은 크게 나아지고 있지만 경쟁관계가 격화되면서 잡음도 커지고 있다. 기존 사업자들의 반발 역시 거세다. 최근 LIG넥스원이 제안서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정찰용 무인수상정(USV) 사업을 두고 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이 신경전을 벌이는 중이다. 방위사업청은 입찰 결과에 대한 2순위 대상자(한화시스템) 의견을 검토한 뒤 우선협상대상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한화시스템은 LIG넥스원이 기술 유출 관련 의혹을 받는 만큼 방첩사령부의 수사 결과에 따라 대응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한화시스템 측은 "경쟁사 사안은 방첩사 자체수사로 진행된 건으로 알고 있으며, 우리가 제기한 사실이 없다. 군 수사당국의 판단 결과를 차분히 지켜보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LIG넥스원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앞서 한화오션은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6척을 건조하는 7조8000억원 규모의 사업을 두고 HD현대중공업과 법정 공방 및 여론전을 벌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의 지식재산권을 두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때 갈등을 빚었다.

방산 시장의 파이가 급격하게 커지는 과정에서 경쟁이 심화하며 갈등이 빈번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업계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의견과, 오히려 경쟁력을 해친다는 입장이 동시에 나온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26일 “한화의 적극적 투자가 기존의 나눠먹기식 시장을 치열한 경쟁으로 이끄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방위산업진흥회 관계자도 “국내 기업 간 과도한 갈등은 한국군 무기 공급 지연 및 차질, 해외 시장에서의 국내 기업 간 협력 가능성 차단 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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