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수도권 공공신축매입, 정부의 ‘통 큰 지원’ 필요하다
흔히 임대주택이라 하면, ‘영구임대주택’이나 ‘국민임대주택’처럼 공공이 직접 건설하는 아파트를 떠올리게 마련이다. 그러나 건설임대는 다양한 주거 형태를 제공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도심 내 주택 수요에도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2004년부터 도입된 것이 ‘매입임대주택’이다.
매입임대주택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사업자가 도심 내 기존 다세대·다가구 주택을 직접 매입하거나, 매입하기로 약정한 뒤 신축 후 사들여 저렴하게 임대하는 주택을 말한다. 수요가 많은 우량 입지에 신속히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에 더해, 최근에는 전세 사기 여파에 대응하여 장기간 안심하고 거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주택서민층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정부에서도 8·8대책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공 신축매입을 확대하고, 서울의 경우에는 무제한으로 매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몇 가지 문제가 개선돼야 한다. 무엇보다, 실제 매입 가격을 반영한 정부의 예산지원이 선행돼야 한다. 공사비 상승 등으로 매입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매입임대 예산지원은 호당 6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주체는 매입임대를 확대할수록 부채가 함께 늘어나는 구조적 문제를 떠안게 된다. 실제 매입 가격을 반영한 정부의 현실성 있는 예산지원이 첫 번째로 선행되어야 한다.
이에 더해, 단기간에 많은 물량을 매입하기 위해 적정인력이 보장돼야 한다. 매입임대주택사업은 민간부문에서 건설하고 매입·공급은 공공부문에서 하므로 절차가 복잡한 만큼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매입임대 공급을 주도하는 LH 등 공공기관의 경우 그에 맞춰 인력을 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정된 인원으로 단시간에 많은 물량을 매입하다보니 일각에서 제기되는 ‘물량 채우기식 부실 매입’이라는 따가운 시선도 현장으로서는 부담이다. 정해진 절차와 외부 가격평가에 따라 매입해도 이후 시장환경의 변화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고가매입’으로 오해받기 때문이다.
매입 절차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위한 개선방안은 지속적으로 시행되고 있지만, 의혹을 불식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부정확한 외부의 문제 제기가 확대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매입임대 사업은 올해로 20주년을 맞는다. 그 간 정부 지원과 제도 보완이 지속됐지만, 그것만으로 단기간 매입임대 공급을 담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세심한 노력과 ‘통 큰 지원’을 기대해 본다.
남영우 교수·나사렛대 국제금융부동산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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