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날자 달러 떨어져…원화값 1320원대 상승, 엔화가치도 연중 최고치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약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금리 인하 기대가 짙어지면서 달러 가치가 약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1326.8원으로 마감했다. 전 거래일 종가(1338.8원)와 비교하면 원화 가치가 12.0원 상승했다.(환율은 하락). 이는 지난 3월 21일(1322.4원) 이후 약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원화 가치는 오전 한때 1319.4 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Fed 의장이 피벗(pivot·통화정책 전환) 신호탄을 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파월 의장은 잭슨홀 미팅(와이오밍주에서 열리는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이제는 정책을 조정해야 할 때가 왔다”고 선언했고, 시장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풀이했다.

달러 약세에 아시아 통화는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26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한때 143엔대까지 올라가면서 올해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도 7.11위안대로 전 거래일보다 0.3%가량 상승했다.

시장은 달러 약세 국면이 당분간 이어지면서 원화 가치가 한동안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도 변수다. 원화는 엔화 흐름에 동조화되는 경향을 보이는 만큼, BOJ가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을 할 경우 엔화와 원화 가치가 동반 상승할 수 있어서다. 미·일 금리 차가 축소되는 흐름이 나타나면 엔화 강세 움직임이 커질 수 있다.

오효정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