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트럼프 누가 당선되든 한국의 대중 수출 3~6% 감소”
중국의 생산구조 변화로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이 과거처럼 호조를 보이긴 어려울 것이라고 한국은행이 26일 전망했다. 이날 발간한 ‘공급망 연계성을 고려한 대중 수출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서다.
이에 따르면 ‘대중 수출연계생산’은 2000년 이후 매년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1.3%에 해당하는 규모씩 증가했다. 2010년 이후에는 매년 GDP의 0.9%로 줄었다. 대중 수출연계생산이란 중국의 생산 활동이 한국의 생산을 얼마나 유발하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중국에서 최종 생산에 쓰일 목적으로 한국에서 생산된 모든 단계의 중간재가 포함된다.
2010년 이후 증가율(0.9%)을 들여다보면 중국의 생산구조 변화가 마이너스 요인(-0.7%)으로 작용하면서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한 대중 수요 증가 효과(+1.6%)를 상쇄시켰다. 중국의 산업 경쟁력이 강화하면서 중간재 자립도가 상승했고, 한·중 기업의 생산기지가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대거 이전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중 무역구조는 2010년대 중반부터 수출이 정체되고 지난해에는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는 등 달라지고 있는데, 결국 중국의 생산구조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1990년대 후반 섬유·의복, 2000년대 화학·철강·금속, 2010년대 석유제품 등에 이어 2018년 이후엔 정보기술(IT) 산업 순으로 대중 수출연계생산이 구조적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앞으로 미·중 통상갈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변화는 한국의 대중 수출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한은 조사국 거시분석팀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대중 수출과 수출연계생산은 3~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해리스가 바이든 정부가 공언한 대중 관세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경우 대중 수출은 3%가량 줄어들고, 유럽연합(EU) 등이 미국의 관세 인상에 동참했을 경우 대중 수출은 5%가량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수출과 수출연계생산은 6%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트럼프 후보는 미국이 모든 국가로부터의 수입에 대해 10%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에 대해서는 60% 관세를 부과하기로 시사한 상태다. 트럼프의 관세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중국 GDP(-2.5%)뿐만 아니라 한국 GDP(-1.0%)도 하락할 전망이다.
최준 거시분석팀 과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중 수출이 회복되고 있지만, 생산구조 변화로 인한 하락 요인이 지속하고 있어 과거만큼 호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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