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피벗은 트리거일 뿐이다…집값 들썩이는 근본 이유
최근 서울 집값이 다시 들썩이는 근본 이유는 무엇일까요? 당연한 얘기지만 토지의 희소성 때문입니다. 수도권만 달아오르고 지방은 빈집이 속출하는 것도 희소성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땅이 좁은 한국에선 부동산만큼 희소한 자산이 없습니다. 경제의 3대 생산 요소 중 노동과 자본은 얼마든지 늘릴 수 있지만, 토지는 그럴 수 없습니다. 결국 부동산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 값이 뛰게 됩니다. 이런 이치로 보면 주택 시장은 언제든 들썩일 수 있는 잠재적 불안 요인을 갖고 있습니다. 이번엔 미국의 금리 인하 예고가 결정적 계기가 됐습니다. 불안 요인이 잠재한다면 정교한 정책적 관리가 있어야 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공급 확대에 대한 신뢰를 주지 못했고, 금융감독당국은 대출 규제에도 허점을 드러냈습니다. 금리 인하가 다가오고 있는데도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풀고 선심성 정책대출을 늘렸습니다. 아파트값은 치솟을 수밖에 없었죠.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의 7~8월 매매가격은 역대 최고가의 평균 90%까지 올라왔습니다.
특히 MZ세대 영끌족이 주택담보대출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주담대 증가 폭의 38.9%를 차지했습니다. 핵심 타깃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입니다. 왜일까요? 강남은 진입 장벽이 너무 높죠. 4년 전 패닉바잉이 몰렸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보다는 마용성의 투자 매력이 크다고 본 것 같습니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이 대출금리를 올릴 때는 뒷짐 지고 있더니 금리 인하 시기에 적절한 대출 억제 수단이 아니란 걸 뒤늦게 인지한 걸까요? 그 대안으로 다주택자 대출과 유주택자 전세자금 대출 제한을 검토하고 있답니다. 대출 만기와 한도 축소도 도입됩니다. 사후약방문이지만 이제라도 불안 확산을 막아야겠습니다.
김동호 경제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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