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2026년 의대증원 재논의” 제안…용산 “입장변화 없다”
국민의힘이 의료 공백 사태 해소를 위해 2026년 의대 정원 증원을 의료계와 재논의하자고 대통령실에 제안했으나, 대통령실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나타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26일 통화에서 “내년 의대 정원은 어쩔 수 없지만, 대통령실에 2026년 의대 정원을 의료계와 협의해서 다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복수의 지도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난 25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이같이 제안했다고 한다. 올해보다 1509명 늘어난 4567명으로 지난 5월 최종 확정된 내년도 의대 정원은 건드리지 않는 대신, 2026년도 신입생의 대학 입학에 맞춰 의대생 입학 정원을 다시 논의해 보자는 취지다.
하지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러 가지 경로로 다양한 제안들이 들어온다. 정부의 방침에 변화는 없다”며 사실상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은 지난 16일 국회 ‘의대 증원 청문회’에서 “2026년 의대 증원은 이미 결정돼 있다”면서도 “의료계에서 과학적·합리적인 안을 갖고 올 때 논의는 가능하다”고 말했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의·정 갈등 장기화와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의료 공백 우려가 커지자 정부와 의료계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 왔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료개혁 과정에서 나오는 여러 걱정이 많이 있다는 걸 잘 안다”며 “심각성을 인지하고 우선순위에 두고 제안을 드리고 계속 많은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지난 20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을 비공개로 만나 현장 복귀를 거부하는 전공의들이 요구하는 바를 청취하는 등 해결책을 모색해 왔다. 김상훈 정책위의장과 인요한 최고위원도 지난 16일 대구 지역 의료계와 간담회를 열어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싼 갈등에 대해 의견을 청취했다. ‘2026년 의대 정원 재논의’는 이 과정에서 지도부가 뜻을 모은 대안 중 하나다.
한편, 대통령실은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응급실 뺑뺑이’ 문제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일부 응급실이 단축 운영하고, 온전하게 운영되지 못하는 사례가 있지만 관리 가능한 상황”이라며 “응급실 뺑뺑이는 의대 증원 문제가 불거지기 전부터 누적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의사 부족 문제가 깔려 있다”며 “여기에 더해 경증 응급환자가 곧바로 상급병원에서 치료받는 것, 지나치게 저수가여서 보상이 불충분한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응급실 부족 문제에 대해 이 관계자는 “(응급의료기관 전체) 408개 중 24시간 진료가 일부 제한되는 곳이 3군데인데 인력이 사직하고 나가서 생긴 문제”라며 “순천향대 천안병원과 천안 단국대병원은 9월 1일부터 정상화 예정이고, 세종 충남대병원은 조만간 해결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7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대응을 위한 관계 부처 장관 대책 회의를 연다.
◆건대 충주병원 응급의사 전원 사직서=건국대 충주병원 응급실에서 일하는 전문의 7명 전원이 최근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이날 알려졌다. 병원 측은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고 설득 중이다.
허진·박태인·이창훈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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