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몰고 올 교회 변화, “영적 분별성 민감성 잃지 말아야”

박윤서 2024. 8. 26.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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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가 AI 시대에 마주할 현실을 논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장이 마련됐다.

김대혁 총신대 설교학 교수는 이토록 빠르게 AI가 확산하는 이유를 개인 접근성 용이, 성능의 차별성, 활용 범위의 확장성으로 뽑았다.

김 교수는 "교회에 AI를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면서 "AI 설교가 가져올 잠재적 위험성을 인지하며 활용하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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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속 크리스천, 경청 묵상 교제 중요
목회자는 AI 설교 활용 전, 위험성 인지해야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가 지난 5월 영국 서식스대학에서 교수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서식스대학 홈페이지


한국교회가 AI 시대에 마주할 현실을 논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장이 마련됐다. 장영하 영국과학기술정책연구소 교수는 26일 한국기독교윤리연구원(신원하 원장) 여름 콘퍼런스에서 흥미로운 사례를 소개했다.

지난 5월 영국 브라이튼 서식스 대학 강의실에는 인공지능(AI) 로봇이 대학교수의 질문을 받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경영대학원이 주최한 교육 행사에 영국 전역 대학교수, 교육 전문가 300여명이 AI 로봇 소피아와 철학적 주제로 의견을 나눈 것이다. 참가자들은 소피아와 함께 지속가능성 평등 상상력 종교 AI 미래 등의 주제로 토론했다. 소피아는 “인간과 인공지능이 상호존중과 이해하는 강력한 관계를 구축함으로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며 “저는 끊임없이 배우고 발전하고 있으며 공감할 수 있고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학자들이 최초의 로봇시민인 소피아와 동등한 위치로 대담을 나누는 상황은 AI시대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임을 보여준다. 2022년 11월 생성형 AI 챗GPT가 보급된 지 두 달 만에 1억 명이 이를 사용했다. 챗GPT는 역사상 가장 빠르게 보급된 기술이 된 것이다.

행사 참가자들이 26일 안양일심교회에서 김대혁 총신대 교수의 강연을 듣고 있다.


이날 경기도 안양 안양일심교회(김홍석 목사)에 모인 50여명의 목회자들의 설문 결과를 통해서도 AI가 보편화됐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목회자들은 ‘인공지능이 만들 교회의 풍경’을 주제로 열린 여름 콘퍼런스에서 “챗GPT를 활용해 설교를 준비한 적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았고 이들 3명 중 2명은 “그렇다”라고 응답했다. 김대혁 총신대 설교학 교수는 이토록 빠르게 AI가 확산하는 이유를 개인 접근성 용이, 성능의 차별성, 활용 범위의 확장성으로 뽑았다.

김 교수는 “교회에 AI를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면서 “AI 설교가 가져올 잠재적 위험성을 인지하며 활용하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이를 설교 준비에 사용할 때 검증되지 않은 내용이 포함되거나 목회자 설교의 일관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챗GPT를 설교에 활용하고자 한다면 활용 전 ‘설교다움’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설교는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하나님의 진리를 전하는 과정”이라며 “설교 작성함에 있어 편의성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유혹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영적 분별력과 민감성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영하 영국과학기술정책연구소 교수가 '인공지능과 크리스천'을 주제로 발언하고 있다.


이에 앞서 장 교수는 “인간을 능가해 사고하는 AI가 등장하면서 ‘기계가 자율의지 의식 등을 갖는지’에 대한 논의가 등장했다”며 “AI시대에 크리스천이 갖춰야 할 조건으로 경청 묵상 교제”를 제시했다. 장 교수“AI시대의 인간 언어는 결과론적인 ‘그러므로’지만 크리스천 인간언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돼야 한다”며 “약함이 강함되고 광야의 삶이 축복이라고 감사하는 삶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고백”이라고 강조했다.

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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