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자산까지 내놨다…다급한 SK [재계 TALK TALK]
금감원 전자공시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SK스페셜티 지분 매각을 검토 중이다. SK스페셜티는 SK㈜가 100% 지분을 보유한 완전 자회사로, 반도체 등 다양한 산업에 쓰이는 특수가스 전문기업이다. 지난 8월 20일 SK㈜는 SK스페셜티 지분 매각설에 대해 “지분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면서도 “향후 관련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 재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상 시점을 못 박아 재공시를 예고할 땐 해당 공시 사안이 상당 부분 진척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알짜 자산으로 꼽혀온 SK스페셜티까지 매각 테이블에 올랐다는 점을 다소 의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당초 SK스페셜티 매각 논의가 수면 아래서 오갔지만 이렇다 할 진척 없이 무산됐던 것으로 알려졌던 터다. SK그룹 입장에서 SK스페셜티는 섣불리 매각하기 쉽지 않은 자회사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 성장 수혜를 고스란히 누릴 수 있는 알짜 자산으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SK스페셜티 주력은 삼불화질소(NF3)로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다. NF3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세정 공정 등에 주로 쓰이는 특수가스다. 전방 산업 수요에 맞춰 설비투자 규모만 따라가도 안정적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다.
이런 회사까지 매각을 검토 중인 것은 지주사 SK㈜ 재무 구조 개선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최근 SK그룹은 리밸런싱에 속도를 내기 위해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SK에코플랜트에 대한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에센코어의 주식교환·현물출자 방안 등을 줄줄이 결의했다. 이들 기업은 SK㈜ 재무 부담을 덜어준 알짜 계열사로 꼽혀온 곳이다. 시장에서는 합병 등 구조 재편이 사실상 SK㈜ 현금 주머니를 재무 상태가 취약한 계열사에 내어준 것으로 받아들인다.
일각에서는 알짜 자산이 매물로 나오면서 기존 비주력 자산 매각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서둘러 정리하고 싶은 매물은 시장 관심이 덜하다 보니, 고육지책으로 알짜 자산까지 내놓고 주목도를 올려보자는 취지로 보인다”며 “특수가스처럼 안정적 현금 창출이 가능한 매물은 PE 선호도가 높겠지만, 알짜 자산에 주목도가 쏠려 비주력 자산 매각이 동력을 잃을 수 있단 우려도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배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74호 (2024.08.28~2024.09.0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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