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군용기 日 영공 첫 침범...한미 연합연습 중 KADIZ에도 40분간 진입
중국 군용기가 26일 오전 일본 영공을 처음으로 침범했다. 비슷한 시각 한·중·일 방공식별구역(ADIZ)이 중첩되는 이어도 인근 상공에도 중국 군용기가 진입했다. 한·미 연합 군사연습(UFS·을지자유의방패)이 진행 중인 가운데 중국 군용기가 일본 영공과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을 진입한 것이라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이날 오전 11시29분부터 31분까지 약 2분에 걸쳐 중국 인민해방군 정보수집기(Y-9) 한 대가 일본 영공을 침범했다고 밝혔다. 영공은 국가의 주권이 미치는 영역으로, 중국 군용기가 무단으로 일본 영공에 진입한 게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앞서 2012년에는 중국 국가해양국 소속 항공기, 2017년에는 중국 해경국 무인기가 일본 영공을 침범했다.
중국 군용기가 침범한 곳은 일본 나가사키(長崎)현 단조(男女)군도 영공이라고 한다. 방위성은 중국군 군용기가 영공을 일시 침범하자 항공자위대 F-15와 F-2 전투기를 띄워 경고에 나섰다. 방위성은 중국 군용기가 이날 오후 1시15분경 주변 지역에서 선회를 종료하고 중국 본토 쪽으로 비행했다고 밝혔다. NHK는 방위성이 중국 군용기 비행 목적 분석과 함께 경계 감시 태세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본 외무성은 이날 오후 5시 20분쯤 시에이(施泳) 주일 중국대사관 대사대리를 외무성으로 불러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영공 진입은 주권 침해로 간주될 수 있으며, 국제법상으로도 허가 없는 영공 통과는 적법성을 인정받지 못한다.
이날 오전 중국 군용기 1대가 제주 남방 이어도 인근 해상의 KADIZ에 진입해 공군의 전투기가 대응 출격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중국 군용기는 두 차례에 걸쳐 40분 가량 KADIZ에 진입했다가 빠져나갔다.
다만 방공식별구역은 군사적인 목적을 위해 각국이 임의로 설정한 구역으로, 영공과는 다르다. 또 해당 구역은 한·중·일이 설정한 방공식별구역(ADIZ)의 중첩구역에 해당했다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합참 관계자는 "한·중 직통망으로 통신을 했고, 중국 측은 통상적인 군사 활동이라고 응답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군용기의 KADIZ 진입은 드물지 않게 일어나지만, 이날은 UFS가 진행 중인 시기(26~29일)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히 26일부터 내달 7일까지 경북 포항 일대에선 한·미 해군·해병대의 사단급 연합 상륙 훈련인 ‘쌍룡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훈련에는 드론작전사령부가 처음으로 합류했다.
중국 군용기가 이에 대한 정보 수집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도 그래서 나온다. 일본 측이 영공을 침범했다고 밝힌 중국의 Y-9 정보 수집기와 동일 기종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배경이다. 다만 군 관계자는 “같은 기종인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중국 군용기가 일본 영공과 KADIZ를 헤집고 다닌 건 한·미·일 자산 관련 정보 수집과 동시에 위력 과시 측면이 커 보인다. 다만 한·중·일은 지난 5월 서울에서 정상회의를 여는 등 관계 개선의 동력을 마련하는 분위기다. 오는 11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주요20국(G20) 정상회의와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및 중·일 간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이 한·일을 군사적으로 압박하려는 의도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해석도 함께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 미국과 일본의 고위급 대표단 방중도 임박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오는 27~29일 방중해 왕이(王毅)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겸 외교부장)을 비롯, 중국 고위 당국자들과 만난다. 미 대선을 앞두고 양국 관계 관리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일·중우호의원연맹 회장(전 자민당 간사장)은 초당파 의원들을 이끌고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중국을 방문한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니카이 전 간사장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현안 해결을 위해 정부 간 대화를 촉구할 방침이다. 지지통신은 ‘친중파’로 분류되고 있는 니카이 전 간사장이 왕이 위원과의 회담 외에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도쿄=김현예 특파원 hykim@joongang.co.kr,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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