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차전지 대장주, 광산으로 1600억 번다더니…300억 적자

김연주 2024. 8. 26.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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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차전지 열풍의 주역이었던 금양이 자체 예고와 달리 사업이 부진을 겪고 있는데도 어떤 정보도 제공하지 않아 주주에 대한 소통 의무를 소홀히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양은 최근 2024년 반기보고서에서 몽골에서 개발 중인 광산(MONLAA LLC) 사업의 매출이 0원, 당기순손실은 31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금양은 지난해 5월 10일, 2차전지 핵심 원료를 자체 조달하겠다며 몽골 광산 개발 회사 MONLAA의 지분 60%를 인수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광산 및 자원개발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까지 기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해외 현장에서 실물을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많아 불확실성이 높은 사업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당시 금양은 광산 개발로 3년 간 영업이익 증가율이 40%에 달한다는 경영 성과 예상치를 공시했다. 금양이 밝힌 수치는 ▶2024년 매출 4024억400만원, 영업이익 1609억7600만원 ▶2025년 매출 4680억6200만원, 영업이익 1872억2500만원 ▶2026년 매출 4680억6200만원, 영업이익 1872억2500만원이었다. 이 같은 기업의 실적 전망치에 금양 주가는 공시 당일 18% 가량 급등했고, 이후에도 친환경 자동차와 2차전지 산업 성장에 따른 기대감으로 상승 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9월 11일 부산 기장군 장안읍 오리 소재 동부산 E-파크 일반산업단지에서 개최된 금양 이차전지 생산공장 기공식. 연합뉴스


당초 공시대로라면 금양은 올해부터 수천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해야 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성과는 커녕 몽골 광산 개발 사업 매출은 없고, 손실만 커지는 상태다. 이에 따라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금양 주가는 전날 대비 3.26% 내린 5만3400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고점(13만6200원) 대비 절반 넘게 하락한 수치다.

신재민 기자

이에 대해 금양 측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이 악화하면서 러시아가 몽골에 원유 공급을 중단해 발전기를 돌릴 수 없었고, ‘조드(Dzud)’라 불리는 몽골의 추위가 예년보다 심해 조업에 지장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6월 중에 광물 생산에 들어가려 했지만 여러 악재로 8월이 되도록 시운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토(광산을 덮고 있는 흙이나 암석을 깎아 내는 일) 작업에 들어가는 인건비로 인해 매출은 없는데 비용이 발생해 적자가 났다”고 해명했다.

기업은 전쟁과 기후 이변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시장에선 아무리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해도, 이미 공시한 경영 목표에 차질이 생겼다면 이를 투자자들에게 설명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금양이 광산에서 본 손해는 연결재무제표의 주석에만 언급돼 있어 투자자들이 쉽사리 찾기 어렵다. 이는 지난해 광산 개발 이슈에 대해 별도로 예상 실적까지 공시하며 홍보에 나선 것과 대조되는 행보다.

실제 금양의 재무상태는 악화일로다. 지난 2021년 2177억원에 달했던 연결 매출은 2022년 2028억원, 2023년 1520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적자(-146억원)로 돌아섰으며, 올해 상반기엔 -181억원으로 적자폭이 더 커졌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확신할 수 없는 미래의 매출액은 자체 공시해 놓고, 차질이 생기자 투자자들에게 추가적인 설명을 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며 “기업의 미래 성장을 기대한 투자자들은 중요한 정보를 놓친 것이고 이는 최근 정부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기조와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양은 “정정 공시 등을 고민했지만 내부적으로 (매출과 이익) 목표를 낮춰잡을 때는 아니라고 판단해 수정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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